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월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 국무총리 자격으로 41년 만에 단독 '대미 외교'에 나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관세합의와 원자력추진잠수함(핵잠수함) 도입 등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을 보좌해 내치에 집중하던 기존 총리의 관행을 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날부터 26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와 뉴욕을 방문한다. 총리의 단독 방미는 1985년 노신영 전 총리 이후 41년 만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로는 처음이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 면담, 미국 연방하원의원 간담회, 동포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 총리가 이번 방미를 통해 노리는 성과는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관세와 핵잠수함 등 한미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해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상대로 미국 내 생산시설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과 만나 한국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김 총리가 밴스 부통령과 만나 외교적 성과를 올릴 경우 '정치적 체급 키우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선거 전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에 기여했다는 점을 통해 당내 존재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김 총리는 국정 운영에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추후 당내에서 일정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경우 이를 쉽게 외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한미 '서열 2위' 간 고위급 소통채널 구축 뿐 아니라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밴스 부통령과의 관계 형성 효과다. 지난해 12월 미 보수 성향 청년단체인 '터닝포인트USA'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로 밴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84.2%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4.8%에 큰 격차였다.

밴스 부통령과 소통채널을 구축할 경우 트럼프 2기와의 소통채널을 다각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있을지 모르는 '트럼프 시즌3' 또는 밴스 부통령이 집권하는 경우에 대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트럼프 2기 관세부과 등 각종 안보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유능한 민주당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총리의 단독 대미 외교 성과 중 핵심은 밴스 부통령과의 관계 형성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 뿐 아니라 한미 서열 2위 간 고위급 소통채널을 확보해 자신이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최근 K국정설명회 등을 열고 전국을 순회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총리가 설명회를 연 지역은 강원 춘천, 경기 수원, 경남 사천, 전북 전주 등이다. 지난해에는 광주 침수 피해 현장 시찰,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등에 나섰다. 당시 민주당 안팎에선 김 총리가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집중된 호남 공략을 통해 차기 당권 준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