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항과 대장군지 전경./사진=남해군
남해군이 삼별초의 대몽항쟁과 관련된 핵심 유적인 '남해 대장군지'에서 고려시대 대형 건물군의 실체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남해군은 오는 27일 오후 3시 대장군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군민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발굴 성과를 공유하는 현장공개 설명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남해군이 경남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6월부터 진행중인 이번 조사는 대장군지의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고 국가유산 지정을 위한 기초 학술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이번 정밀 발굴을 통해 삼별초의 항몽 거점이었던 진도 용장성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고려시대 대형 건물군이 확인됐다. '고려사'에 따르면 삼별초 대장군 유존혁(劉存奕)은 1270년 남해현을 거점으로 약 80여 척의 선단을 이끌고 항몽 활동을 전개했으며 대장군지는 그 중심지로 알려져 왔다.

발굴 결과 계단식으로 조성된 5개 단의 대지 위에 △고려 중기 초축 건물지 △13세기 대몽항쟁기 대규모 확장 건물군 △15세기 조선 전기 건물 등 세 시기의 건축층이 확인됐다. 특히 대몽항쟁기 건물군에서는 계단과 중정(안마당), 답도(踏道) 등이 확인되었으며 전체적인 건물 배치와 대형 축대 구성 방식이 진도 용장성과 거의 일치했다.


출토 유물로는 13세기 청자잔탁과 청자상감문병, 귀목문 막새, 전돌 등이 발견돼 항몽기 건물의 조성 시기를 입증한다. 또한 '香得(향득)' 명문 기와가 확인돼 항몽 이전부터 이 일대에 사찰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이후 조선 전기에 이르러 대장군지는 대대적으로 개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남해 대장군지는 진도·제주와 함께 삼별초 항몽의 역사를 잇는 핵심 유적"이라며 "이번 발굴 성과를 계기로 남해가 호국성지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보존·활용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