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까, 한국의 미키마우스로 키우겠다"
[머니위크 기획]김유경 부즈 부사장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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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까를 한국의 미키마우스로 만들겠습니다."
중화반점의 외동딸 캐릭터 뿌까를 탄생시킨 ㈜부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부즈는 뿌까 캐릭터를 개발, 2500여 종의 상품으로 만들어 전세계 170여 개 국에 판매해 한해 3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국내 캐릭터의 해외진출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과 스페인, 남미 시장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유럽 시장 등지에서는 뿌까가 키티의 인기를 압도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전한다. 어릴 때 키티를 갖고 놀던 이들이 10대가 되면 키티 대신 뿌까를 집어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히트 상품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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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김 부사장은 "뿌까 캐릭터가 만들어진 2000년께에는 한국의 캐릭터 시장은 불모지와 같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개발한 전략이 유효했다"고 뿌까의 성공 비결을 밝혔다. "처음 플래쉬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였던 뿌까는 대사가 없었습니다. 마치 채플린식 무성 영화 같았죠. 만일 대사가 있고 한국만의 특정 코드나 상황을 반영하려 했다면 해외에서 지금과 같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글로벌 소재로 '사랑'을 선택하고 뿌까와 가루의 사랑을 주 테마로 강한 인상을 심었던 점, 작은 실눈에 살색 피부, 동그란 얼굴 등 극히 단순화한 형태도 세계인과 소통하고 캐릭터를 다양하게 발전시키는데 유리한 점이었다고 김 부사장은 덧붙였다.
뿌까의 경우 '역발상' 전략도 두드러진다. 보통 캐릭터의 경우 핑크와 블루 등 파스텔톤의 색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지배적이지만 뿌까는 강렬한 빨간색을 주 색상으로 삼았다. 또한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성 캐릭터의 전통성을 깨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펴는 여성으로 묘사한 점도 남다르다.
그는 "국내 캐릭터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전통의 틀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면서 "키티가 기모노를 입고 나와서 일본 캐릭터로 유명해진 것이 아니고 루이비통이 프랑스 국기를 두르고 나와서 프랑스의 대표적 명품이 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마시마로와 같은 국내 캐릭터들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는 풍토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미키마우스와 같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클래식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꾸준히 연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캐릭터라도 늘 똑같은 모습만 보인다면 사람들은 차츰 매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인기가 식지 않는 캐릭터가 되려면 애니메이션이든, 게임이든, 거리 이벤트이든 끊임없이 소비자들이 좋아할 요소를 찾아야 합니다."
특히 그는 "요즘 캐릭터가 인기 있더라" 등의 접근도 문제가 있다"며 "캐릭터 산업은 어느 분야보다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몇 년 안에 승부를 보려는 생각은 아예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사장은 "캐릭터 비즈니스는 대기업형 비즈니스"라고도 말하면서 "보통 캐릭터 비즈니스 하면 애들이 좋아하는 인형이나 팬시 제품 등 단편적인 것을 떠올리지만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며 캐릭터 산업 종사자 및 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체계적인 준비를 강조했다.
예컨대 한 캐릭터가 게임, 매장, 제품 개발, 수출입, 테마 파크 등에 이르기까지 적용되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므로, 디즈니처럼 이러한 영역에 고루 진출하기 위해선 막강한 자본력과 시스템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뿌까에 이어 현재 캐니멀(canimal), '별주부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토끼와 거북이'를 후속 캐릭터로 준비하고 있는 김 부사장은 "디즈니를 꿈꾼다. 그러나 그것은 디즈니의 규모가 아니라 하고 싶은 캐릭터를 디즈니처럼 펼칠 수 있는 캐릭터 왕국이 되는 것을 희망한다"고 비전도 분명하게 규정했다. 매년 전년 대비 60%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부즈는 올해는 한국내 매장 확대에도 힘을 쏟아 현재 코엑스 등 5곳의 매장을 연말까지 2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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