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삶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자구하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서가를 차지하고 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한동안 1위를 유지한 것을 비롯해, ‘전직’ 정치인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강세형의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그리고 윌리엄 폴 영의 <갈림길>까지. 스타 강사 김미경의 <김미경의 드림온>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책들은 주로 현재와 미래의 삶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준다.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20대 청춘은 물론이고, 이직과 은퇴를 고민하는 중·장년층에까지 감성적으로 폭넓게 호소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문제는 고민 그 다음 단계인데, 삶의 물꼬를 다시 틀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적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10년 후 미래를 바꾸는 단 한 장의 인생설계도>는 이때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개인의 성공을 위한 최적의 ‘인생설계도’를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전작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에서 현재 하고 있거나 새롭게 시작할 비즈니스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론에 대해 체계적인 로드맵과 인사이트를 제공했듯, 이번에는 대상을 개인에 맞춰 보다 나은 나 자신이 되기 위한 길을 안내해준다. 여타 책들처럼 이론에 치우치지도, 너무 지엽적인 팁 수준에 머물지도 않고 참신하고 혁신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전세계 43개국 328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수차례의 현장 워크숍, 온라인상의 토론과 논의 등을 거쳐 개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했기에 신뢰성과 활용 가능성을 확보했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유명 캐릭터 ‘뽀로로’를 만든 최상현 디자이너의 사례다. 그는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나를 즐겁게 하는 일, 나아가 다른 사람까지 즐겁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신념을 실행하는 데 바로 ‘인생설계도’를 사용했다고 말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도전정신과 뽀로로라는 훌륭한 캐릭터를 창조해 낸 경력, 그리고 디자인에 대한 강한 열정이 자신이 가진 가치임을 알게 됐다. 자신이 지닌 가장 뛰어난 재능을 발견한 다음에는 그것을 강점으로 키워낼 방식을 찾아나갔다. 마침내 게임이 주는 즐거움이 자신이 추구하는 일의 목적과 같은 방향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과감하게 도전해, 지금은 뽀로로를 만들던 시절보다 더 큰 꿈을 꾸며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이 책의 최고 미덕이라면 독자들이 그동안 배우고 깨달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이미지와 사례로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저마다 나만을 위한 인생설계도를 그려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책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진정한 ‘내 능력 사용설명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뭔가 모르겠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다, 하루하루 지겨운 생활만 반복하고 있을 뿐 아무런 열정도 목표도 없다, 불투명한 미래에 그저 고민만 계속하고 있다…. 이 중 자신에게 요즘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아마 이 책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토록 원하던, 하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었던 자신의 모습이 뚜렷하게 그려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꿈꾸는 삶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면 자신만의 인생설계도를 먼저 작성해야 하지 않을까.

흔히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생설계도를 들고 있다면 정확한 방향으로 속도를 내며 달려갈 수 있다.


명함이 바뀌는 '내 능력 사용설명서'

팀 클라크 외 지음 | 교보문고 펴냄 / 1만 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