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쉬고…이것이 계곡 피서의 정석
송세진의 On the Road/ 가평 계곡
송세진
10,326
2013.08.10 | 10:36:00
공유하기
![]() |
◆메기야 이리와!
“준비!”
양손에 목장갑을 낀 사람들의 준비 태세가 자못 진지하다.
“자, 시작하세요!”
일제히 물 속으로 달려든다. 물 속에선 방금 풀어 놓은 메기들이 푸드덕거리고, 사람들은 꽥꽥거리는 비명소리로 계곡을 채운다. 팔뚝만한 메기들이 징그러울 만도 한데 어디서 나온 승부욕인지 다들 대단한 전투력이다. 메기는 벽을 따라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수조에 있다 갑자기 풀려 나와 사람들의 다리 사이로 들어왔으니 이만저만 당황한 게 아닐 것이다. 드디어 메기잡이에 성공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헛손질에 지쳐 가는 아이들은 조급함으로 첨벙첨벙 발소리가 거칠다. 인상 좋은 아저씨는 자기가 잡은 메기를 빈손으로 서 있는 아이한테 나눠 준다. 인상만큼 마음도 좋네….
여기저기서 포획물과 함께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메기 잡은 집의 저녁 메뉴는 보나마나 매운탕이다. 많이 잡은 집은 얼음에 재워 집으로 가져간다 하고, 이 와중에 자유를 얻은 메기들은 수조를 떠나 자연으로 힘차게 돌아갔다. 메기 맨손잡기 체험은 민박집에서 피서철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무료 체험행사다. 생각해 보니 이거 남는 장사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 쉬다가, 더 시원한 계곡물로 첨벙 들어가 메기 두어마리 건져 오면 저녁 식사까지 해결되니 말이다.
이곳 현리 계곡은 입소문이 꽤 났다. 울창한 나무숲이 적당한 그늘을 만들고 청량한 물소리가 더위를 씻어준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 속에는 피라미가 신나게 헤엄친다. 깊지 않은 개천에서 물싸움도 하고, 뜰채를 들고 물고기를 잡는다. 물고기야 잡혀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 아이들은 작은 돌들을 모아 알 수 없는 토목공사를 벌이고, 애 어른 할 것 없이 민박집에서 마련해 놓은 물 미끄럼틀에 끝도 없이 오른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쓰기’ 보다는 시간을 ‘보내는’ 것…. 이게 바로 휴가가 아닐까.
![]() |
![]() |
이번엔 보다 큰 물로 나가보자. 시원하게 물길을 가르는 수상레저에 도전해 보자. 간단한 안전수칙만 익히면 되는 것부터, 웨이크보드나 수상스키처럼 약간의 교육이 필요한 것까지 다양하다.
요즘 한창 관심을 받고 있는 웨이크보드는 서핑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60년대에 미국에서 서핑을 하던 젊은이들이 호수에서도 같은 기술을 소화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하는데 한국에는 1995년에 소개돼 최근에는 ‘수상레포츠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느낌은 수상스키는 스키, 웨이크보드는 스노우보드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웨이크보드나 수상스키는 간단한 교육이 필요하다. 지상에서 핸들을 잡고 일어나는 방법을 배우고, 물로 나가게 된다. 보기에는 보트에 연결된 줄을 잡고 따라가는 것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처음엔 물 속으로 꼬르륵 꼬르륵…. 물을 꽤 마시게 된다. 그래도 한 30분 연습을 하면 얼추 물 위에 서 있게 되니 너무 빨리 포기하진 말자. 멋지게 타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체험 삼아 도전해 보기에도 좋고 팔, 다리, 허리, 관절 등을 모두 사용해 운동 효과도 만점이다. 둘 중 웨이크보드 쪽이 배우기가 쉬워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물을 무서워하거나 수상 스포츠에 취미가 없다면 땅콩보트, 바나나보트, 바이퍼 같은 놀이기구도 좋다. 특별히 신경 쓸 것 없이 손잡이만 잘 잡고 있으면 앞에 가는 보트가 알아서 다 해준다. 달려도 주고, 물도 뿌려 주고, 가끔은 과격하게 물에 빠트려도 준다. 아이와 함께 왔을 때는 소파에 앉은 듯 편안하게 즐기는 빅마블이 인기인데, 어느 정도 속도감도 있으면서 강바람 맞는 기분이 제법이다.
![]() |
![]() |
수상레저는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이다. 햇빛을 받으며 강가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입이 심심하고, ‘뭐 시원한 거 없나?’ 찾게 된다. 여기에 바나나보트를 한번만 타도 손잡이를 어찌나 꽉 잡았는지 팔이 후들거린다. 웨이크보드를 처음 배웠다면 집중하고 힘쓰고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엄청난 식욕을 느끼게 될 것이다.
피서에서 먹는 즐거움을 어찌 빼놓을까. 토종닭, 오리고기, 메기 매운탕은 계곡 피서의 단골 메뉴이니 두말 할 필요도 없고, 가평으로 왔으니 이곳의 대표 음식을 찾아보기로 한다. 가평하면 잣. 견과류가 몸에 좋은 건 이미 잘 알려진 바, 잣이 뱃살 빼는 데 도움이 되고 탈모예방, 변비예방, 피부미용, 두뇌발달 등에 효과적이라 한다. 물론 칼로리가 높다. 그렇지만 값이 비싸고 많이 먹기에 적당한 음식이 아니라서 과다섭취를 염려할 필요는 없다. 향이 강해 수정과나 음식에 조금만 넣어도 효과가 대단하다.
이미 잣 막걸리가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특별히 가평 휴게소에서는 잣 호두과자를 판다. 그렇다면 보양식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여름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음식으로 ‘잣묵사발’이 있다. 잣으로 만든 묵을, 잣으로 낸 국물과 먹는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고급스러움’ 이다. 진한 국물과 함께 말캉하게 씹히는 잣묵은 두부처럼 부드럽다. 얼음 동동 띄웠으니 시원하고 심심하게 간을 해 담백한데, 부담 없으면서도 속을 든든히 채워준다.
또 하나는 전국민의 보양식인 잣죽이다. 물론 가평에서 심고 자란 토종 잣이라야 제맛이 난다. 잣은 산 중에서도 꼭대기에 자라서 귀한 음식이다. 수고한 만큼 맛이 좋은 건지, 원래 귀한 음식이라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지는 각자 판단할 일. 가평으로 여행을 왔으니 아침은 잣죽을 먹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피서라는 말에선 ‘게으름’이 느껴진다. 시원한 곳에서 편안히 쉬고, 잘 먹고, 신나게 놀면서 뜨거운 일상의 더위를 잠시 피하는 것. 단순하게 지내는 며칠이 일년 동안 쌓아 놓았던 스트레스·피로·매너리즘을 털어 준다. 여기에 추억과 에너지는 덤이다. 이렇게 휴가를 마치고 나면 매미소리와 함께 이 여름도 곧 지나갈 것이다.
[여행 정보]
● 가평 다리유원지 가는 법
[승용차]
북부간선도로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IC - 금강로 - 신진관IC - 경춘북로 - 호평터널, 마석터널, 모란터널 - 금남IC에서 ‘춘천, 청평’ 방면 - 한천교차로에서 ‘일동, 현리’ 방면 - 조종로 - 청평 1,2터널 - 덕현교차로에서 ‘덕현리’ 방면으로 좌회전 - 녹수계곡로 - 청군로
[대중교통]
시청역 - 중앙선 회기역 - 직행 1330-44 버스 - 함명학원 정류장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다리유원지 : 검색어 ‘다리유원지’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청군로 576
우미리수상레저 : 검색어 ‘우미리수상레저’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삼회리 북한강로 1563
< 여행지 주요정보 >
다리유원지
http://www.cpminbak.co.kr/dari / 031-584-6061
방갈로, 민박 운영
주말 메기, 향어 등 맨손잡기 체험 : 숙박, 방갈로, 식사 손님 대상 무료
닭볶음탕, 오리백숙, 메기 매운탕 등 : 5만원(4인)
민박 : 성수기 15만~30만원(물가 방갈로 제공)
방갈로 : 성수기 5만~15만원
가평 잣죽(아침 9시 이전 예약 가능) : 1만원(1인)
우미리 수상레저
http://onthewater.co.kr / 031-584-9854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초보자 지상교육, 수상교육(2회) : 6만원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중급자(1회) : 2만5000원
바이퍼,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쉬 등(각 1인) : 2만~2만5000원
패키지(사이트 참고) : 2만6000원~5만8000원
< 주변 여행지 >
아침고요수목원 : ‘10만평 꽃들의 천국’이라 부르는 아침고요수목원은 다양한 꽃과 나무뿐 아니라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8월31일까지 ‘무궁화 축제’가 열려 150여종의 무궁화를 볼 수 있고, 주말마다 무궁화 페이스 페인팅, 꽃씨 나눠주기 등 이벤트가 열린다.
http://morningcalm.co.kr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 1544-6703
운영시간 : 오전 8시30분~일몰(입장은 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료 : 어른 8000원 / 중고생, 경로, 유공자 6000원 / 어린이 5000원
쁘띠프랑스 : 마치 프랑스의 전통마을에 와 있는 듯, 동화 같은 공간에 펼쳐진 국내 유일의 프랑스테마파크다.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의 다양한 문화체험과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가족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http://www.pfcamp.com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616 / 031-584-8200
운영시간(8월18일까지 연장운영) : 오전 9시~오후 8시
입장료 : 어른 8000원 / 중고생 6000원 / 어린이 5000원
< 음식 >
하늘땅별땅 : 가평 잣으로 만든 잣묵사발이 별미고, 산더덕 양념구이도 인기메뉴다.
잣묵사발(1인) 1만원 / 산더덕 양념불고기와 된장찌개(2인) 3만원 / 양푼산채비빔밥(2인) 1만4000원
http://skynstar.co.kr/food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 4리 1523 / 031-584-3384
불타는오리마당 : 강가에 앉아서 오리 굽는 맛이 일품. 참나무 장작으로 구워 야채와 함께 먹는 담백한 맛이다.
참나무 장작구이와 탕(한마리) 4만8000원
http://www.들꽃향기.kr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380-1 / 031-771-8770
● 가평 다리유원지 가는 법
[승용차]
북부간선도로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IC - 금강로 - 신진관IC - 경춘북로 - 호평터널, 마석터널, 모란터널 - 금남IC에서 ‘춘천, 청평’ 방면 - 한천교차로에서 ‘일동, 현리’ 방면 - 조종로 - 청평 1,2터널 - 덕현교차로에서 ‘덕현리’ 방면으로 좌회전 - 녹수계곡로 - 청군로
[대중교통]
시청역 - 중앙선 회기역 - 직행 1330-44 버스 - 함명학원 정류장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다리유원지 : 검색어 ‘다리유원지’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청군로 576
우미리수상레저 : 검색어 ‘우미리수상레저’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삼회리 북한강로 1563
< 여행지 주요정보 >
다리유원지
http://www.cpminbak.co.kr/dari / 031-584-6061
방갈로, 민박 운영
주말 메기, 향어 등 맨손잡기 체험 : 숙박, 방갈로, 식사 손님 대상 무료
닭볶음탕, 오리백숙, 메기 매운탕 등 : 5만원(4인)
민박 : 성수기 15만~30만원(물가 방갈로 제공)
방갈로 : 성수기 5만~15만원
가평 잣죽(아침 9시 이전 예약 가능) : 1만원(1인)
우미리 수상레저
http://onthewater.co.kr / 031-584-9854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초보자 지상교육, 수상교육(2회) : 6만원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중급자(1회) : 2만5000원
바이퍼,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쉬 등(각 1인) : 2만~2만5000원
패키지(사이트 참고) : 2만6000원~5만8000원
< 주변 여행지 >
아침고요수목원 : ‘10만평 꽃들의 천국’이라 부르는 아침고요수목원은 다양한 꽃과 나무뿐 아니라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8월31일까지 ‘무궁화 축제’가 열려 150여종의 무궁화를 볼 수 있고, 주말마다 무궁화 페이스 페인팅, 꽃씨 나눠주기 등 이벤트가 열린다.
http://morningcalm.co.kr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 1544-6703
운영시간 : 오전 8시30분~일몰(입장은 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료 : 어른 8000원 / 중고생, 경로, 유공자 6000원 / 어린이 5000원
쁘띠프랑스 : 마치 프랑스의 전통마을에 와 있는 듯, 동화 같은 공간에 펼쳐진 국내 유일의 프랑스테마파크다.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의 다양한 문화체험과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가족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http://www.pfcamp.com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616 / 031-584-8200
운영시간(8월18일까지 연장운영) : 오전 9시~오후 8시
입장료 : 어른 8000원 / 중고생 6000원 / 어린이 5000원
< 음식 >
하늘땅별땅 : 가평 잣으로 만든 잣묵사발이 별미고, 산더덕 양념구이도 인기메뉴다.
잣묵사발(1인) 1만원 / 산더덕 양념불고기와 된장찌개(2인) 3만원 / 양푼산채비빔밥(2인) 1만4000원
http://skynstar.co.kr/food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 4리 1523 / 031-584-3384
불타는오리마당 : 강가에 앉아서 오리 굽는 맛이 일품. 참나무 장작으로 구워 야채와 함께 먹는 담백한 맛이다.
참나무 장작구이와 탕(한마리) 4만8000원
http://www.들꽃향기.kr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380-1 / 031-771-8770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