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밤 손님 다 잡는 이모작 매장의 변신술
강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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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9 | 1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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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밤과 커피, 밤엔 술과 낭만을 파는 외식업계의 트랜스포머”
비싼 임대료를 내가며, 입지 좋은 복합상권에 위치해 있지만 주간·야간 끊임없이 고객들이 찾는 외식업체는 많지 않다. 식사와 커피가 주 메뉴인 업체는 밤 손님이 없고, 주류를 판매하는 업체는 낮 손님이 없다.
그러나 최근 해당 지역의 상권을 분석해 낮과 밤에 모습을 바꾸는 매장들이 눈에 띈다. 매장 외관 및 인테리어는 바꿀 수 없지만 메뉴판이나 간판 등 비교적 손쉽게 교체 가능한 시각물을 바꾸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모작처럼 해당 지역의 특성이나 상권 등에 따라 주간야간 영업형태와 방식의 변화를 모색해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마케팅 기법인 것이다.
◇ 주간 야간 메뉴판 달리하고, 가게 간판 교체..밤 되면 공간 분리해줘
서울 강남역 중심 상권에 위치한 ‘욕심담은 놀부보쌈’ 은 놀부보쌈이 운영하는 콘셉트 매장이다. 이곳은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강남역 소비자들의 특성을 적극 반영해 주간 야간 시간대에 맞춰 변화한다.
유흥가와 각종 상업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24시간 사람들로 가득한 강남역 특징에 맞춰 24시간 영업한다. 가게는 젊은 연인과 학생 및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조명조절을 통해 점심에는 깔끔하고 단정한 식사를, 저녁엔 술자리가 가능한 매장으로 변신한다.
메뉴판도 이색적이다. 주간 메뉴판을 뒤집어 반대쪽으로 넘기기 시작하면 저녁 메뉴판으로 변신한다. 메뉴 구성도 색다르다.
점심은 8~9천원대로 부담 없이 고기를 즐길 수 있는 보쌈정식, 저녁은 안주메뉴 등 시간대에 맞춰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일반적인 보쌈요리에서 탈피해 세트메뉴와 정식 형태로 깔끔하게 제공된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웰빙 마늘소스가 함께 나오는 마늘보쌈, 달콤한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볶아낸 보쌈고기를 밀쌈에 싸먹는 데리야끼보쌈, 보쌈고기를 넣어 감자탕 스타일로 적용시킨 칼칼한 보쌈전골 등 새로운 콘셉트의 다채로운 보쌈요리가 샐러드와 함께 제공된다.
샐러드, 롤형태의 보쌈 등 여성층 공략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수육과 함께 먹기 좋은 12도의 깔끔하고 산뜻한 ‘놀부주’도 출시했다. 개성강하고 자기 취향이 분명한 젊은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모양의 잔을 고객이 직접 골라서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이 곳을 찾는 손님 중 20~30대 젊은 층의 비율이 80%에 달한다. 일반 보쌈매장과 달리 여성고객 비율 높으며, 세련되고 모던한 인테리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 낮과 밤, 차별화된 카페..
홍대 인근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 위치한 ‘제비다방’은 밤이 되면 간판이 바뀐다. 독특한 메뉴와 낮과 밤 차별화된 카페 운영으로 임대료 및 고정손님 고민을 해결했다.
오래된 빈티지 스타일의 멋스러운 카페는 날이 어두워지면 간판을 슬쩍 ‘취한제비’로 바꾸고, 음료와 주류를 함꼐 판매하여 매출을 올린다.
지하 1층에서는 홍대의 인디밴드를 위한 작은 무대도 마련되어 있다. 보통 카페에서 술이 잘 안 팔리는 이유는 분위기와 고객 성향 때문이다. 깔끔하고 예쁜 카페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밝은 카페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어둡고 분위기를 잡을 수 있거나, 펍 같은 느낌의 흥겨움이 있어야 고객은 술을 마시게 된다. 그래서 술을 많이 팔겠다는 콘셉트로 카페를 구성하면 낮 영업은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 카페 고객은 카페와 술집을 명확히 구분해 방문한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방문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비다방은 낮과 밤의 영업패턴 변화를 간판을 바꾸는 식으로 고객의 심리를 적절히 유머로 파고들었다.
더욱이 밤 시간의 영업활성화를 위한 밴드공연까지 기획했다. 저녁 시간 볼거리와 카페가 지향하는 이미지의 조화를 통해 고객이 낮과 밤에 매장을 찾을 이유를 적절히 마련하였다.
◇ 밤에는 인테리어도 바뀐다
천호역 복합상권에 위치한 진짜 닭갈비 '숯불애장닭'은 밤이 되면 테이블 천장 쪽에 접혀 있던 파티션이 내려온다.
낮에는 기름기가 쏙 빠진 숯불닭갈비 위주로 판매되지만 저녁이 되면 달라진다. 주 메뉴인 숯불닭갈비 외에 태백산국물닭갈비, 닭꼬치구이 등 주변 직장인들의 입 맛에 맞춘 안주메뉴가 다양하게 구성되어있어 식사와 안주를 겸할 수 있다.
20평 대 규모, 12개 테이블 만으로 최고매출 355만원을 올렸다. 매장을 주간·야간 나눠서 효율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숯불애장닭 메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주류메뉴도 있다. 한국 사람들이 주로 즐겨 마시는 소주와 맥주를 최상의 비율로 섞은 2vs8소맥 메뉴는 방문 고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특수 제작된 펌프 병에 담겨와 따라 마시는 재미도 더했다. 이와 더불어 막걸리에 달콤한 맛이 더해진 꿀 막걸리는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막걸리에 꿀을 섞어 마시는 메뉴로 입 맛에 맞게 농도 조절이 가능하다.
막걸리 특유의 맛에 꿀의 달콤함이 더해져 감질 맛을 자아낸다. 막걸리의 씨즐감을 더하기 위해 차갑게 얼려놓은 유리병과 유리잔으로 제공된다. 최근 유행인 맥주 셀프바도 설치되어 있다. 얼음이 가득한 셀프바에 담겨있는 세계 맥주 중 본인의 기호에 맞는 맥주를 꺼내서 마시면 된다.
◇ 임대료 높은 주요 상권에 위치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이모작 전략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이모작을 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불황인데다 개인이 운영하는 부띠끄 레스토랑부터 소규모로 운영하는 식품업계의 프리미엄 패밀리 레스토랑 등이 앞다퉈 생겨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자 생존을 위해 하루 풀 가동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전통적인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야간에 고객 몰이를 위해 '펍(pub)'으로 변신을 꾀하는가 하면 한가한 오전 시간대에는 브런치 타임을 운영하는 등 영업시간을 일제히 연장했다.
일부 매장에서 밤 11시까지 시범적으로 연장 영업을 시도했던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올해 3월부터 연장 영업을 전국 매장으로 확대, 폐장 시간도 밤 12시로 늘렸다.
아웃백은 타임 마케팅의 일종인'오지나잇(Aussie Night)'을 리뉴얼 운영하며 새롭게 구성한 안주와 주류로 구성된 와인 및 맥주 세트를 약 2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TGIF)는 지난해 말부터 가족단위 고객을 공략하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직장인 고객 등 다양한 고객들이 밤 시간에 찾는 '펍'으로 변신에 나섰다. 밤 12시까지 종료 시간을 늘리며 칵테일, 맥주 등 주류 메뉴를 2배 가량 강화했다.
애슐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매장에서 시험 운영하던 '오전 10시30분 오픈' 제도를 최근 전 매장으로 확대해 다른 패밀리레스토랑보다 개점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이른 런치메뉴를 즐기는 직장인을 끌어안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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