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르노삼성차를 먹여 살린 SM5 TCE
상반기 르노삼성차를 먹여 살린 SM5 TCE


신차 효과·전기차 선점·인재 영입…'꼴찌 탈출' 3박자 시동 '부활 예고'

내수시장의 ‘만년 꼴찌’로 추락한 르노삼성자동차가 하반기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SM5 TCE 등 신차 효과로 하반기 들어 내수 판매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파격적인 인사 쇄신을 통해 주요 임원 자리에 수입차 업체 CEO 출신을 영입하면서 하반기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판매량 저조와 노사분규 등으로 올 상반기 내내 몸살을 앓았던 르노삼성차. 일련의 쇄신 분위기 속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반기 신차 출시 및 마케팅 공략이 반전의 모멘텀을 이끌어 '꼴찌 탈출'을 시현할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느낌 좋다!"…꼴찌 탈출 시간문제?

올 들어 쌍용자동차에 역전을 허용한 르노삼성차는 지난 8월 5094대의 내수 판매를 달성했다. 이는 올해 가장 높은 판매 실적이자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어난 성적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안으로 꼴찌 탈출에 성공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SM5 TCE의 꾸준한 인기세로 SM5가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2383대가 판매되고, QM5 또한 SUV 수요 급증 흐름에 힘입어 16.8% 상승한 467대의 판매 실적을 나타내는 등 신차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르노삼성차 측은 “최근 들어 회사의 안정적인 모습들이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춰지면서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개선과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내수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자체 기준 올 들어 월별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 짓고 부산공장의 잔업을 재개한 점도 르노삼성차의 하반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같은달 제주특별자치도의 전기차 민간보급 사전신청에서도 르노삼성은 10월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SM3 Z.E.가 전체 신청 차량 중 60%를 웃도는 신청 건수를 기록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하반기 차량 90대가 추가 투입되는 서울시 전기차 셰어링 사업에도 SM3 Z.E.가 투입될 예정이며, 9월부터는 SM3 Z.E. 택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전광역시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등 각 지자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특히 경쟁 업체 전기차들과 비교해 구매가격은 비슷하면서도 경차가 아닌 준중형차량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전기차시장은 하반기 르노삼성차의 전략적인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의 하반기 영업을 책임지기 위해 영입된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사진=머니위크DB)
르노삼성차의 하반기 영업을 책임지기 위해 영입된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사진=머니위크DB)

◆CEO급 인력 영입, 효과 볼까

신차 효과로 인한 내수 판매 반등과 임단협 마무리 등으로 어느 정도 하반기 안정 성장 기조를 다진 르노삼성차는 곧바로 수입차 업계 최고경영자(CEO)급 인력을 잇달아 영입하면서 영업력과 마케팅에도 힘을 실었다.

최근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안영석 전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을 브랜드·상품 기획담당 임원(상무)으로 영입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동훈 영업본부장은 폭스바겐코리아의 창립 멤버로 국내에서 전체 판매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폭스바겐을 수입차시장 2위 반열에 올린 영업의 귀재로 불린다. 안영석 상무는 국내 맞춤형 전략에 능한 마케팅의 귀재로 손꼽힌다. 한국형 TV 광고 제작 등으로 크라이슬러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박 본부장과 안 상무 영입은 기존 제품들의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영업 조직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QM3 등 향후 출시될 신모델에 대한 맞춤형 인사일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소형 SUV QM3는 르노가 3월 유럽에서 출시한 ‘캡처’와 동일한 모델로, 프랑스로부터 수입 판매되는 사실상 수입차다.

수입차와 완성차의 판매는 가격대 설정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소비자를 공략하는 방법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수입차 업계 출신 임원들이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업무 체계 방식 등의 차이에서 오는 리스크도 존재해 몇몇 외부인사의 영입이 전체적인 판매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르노삼성 하반기 주력 신차 'QM3'
르노삼성 하반기 주력 신차 'QM3'

◆SM5 TCE 이어 QM3까지 ‘2연타’ 노린다

르노삼성차는 상승 흐름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하반기 들어 속속 내놓고 있다. 경쟁사의 차량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SM3 333 프로그램’으로 신규 고객 창출에 열을 올리는 동시에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캠핑 행사를 비롯한 할인 혜택을 선보이는 등 안팎으로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르노삼성차만의 차별화된 ‘재구매 프로그램’의 경우 본인이 재구매 시에만 추가 할인을 받는 업계의 일반적인 할인 프로그램과 달리 본인은 물론 직계 가족까지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차량 보유 대수에 따라 최대 100만원까지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기존 고객을 우대하는 것은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차를 살 때 의외로 혜택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면서 “10회가량 재구매한 고객(가족)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고 설명했다.

QM3 출시를 준비한 독특한 행사인 ‘QM3 스타일링 온라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QM3 온라인 페이지에서 원하는 QM3 컬러와 특별한 주말 계획을 선택 응모한 다음 직접 스타일링한 QM3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 된다. 응모자에게는 매주 추첨을 통해 미러리스 카메라, 주유 상품권, 영화관람권 및 스타벅스 기프티콘 등의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특히 1등 1명에게는 QM3를 증정할 예정이다.

주수연 르노삼성차 마케팅 총괄부장은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QM3를 선보인 이후 기존에 단조로운 색상의 차량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고객들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며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투톤 컬러의 QM3는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반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본격적인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르노삼성차.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한 판매량 증대와 전기차 시장 선점,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영업력 강화 등 ‘3박자’를 고루 갖춰 ‘시장점유율 10%’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