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유통기업 하림이 국내 벌크선사 부문 국내 1위 해운사인 팬오션 인수에 나서면서 유통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지난 16일 하림그룹의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를 인수 주체로 내세워 팬오션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7일 팬오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하림이 팬오션 인수로 사업확장에 성공할지, 아니면 무리한 인수로 기업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법원은 8500억원에 달하는 팬오션의 유상증자 신청을 받아들여 시중 매각가는 1조원대를 웃돌게 됐다. 이 같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일부 기업들은 팬오션의 인수를 포기했다.


그러나 하림은 현재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업계 역시 하림이 1조원 수준의 입찰가를 제시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이 이번 팬오션 인수에 나선 것은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통해 세계 곡물유통사업 진출을 계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사료생산 시장 1위의 저력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는 사료 및 축산 사업을 세계시장까지 확대할 야심이 일정 부분 깔려 있다.


문제는 자금 조달이다. 증권가에서는 제일홀딩스가 팬오션이 발행하는 신주발행금액 8500억원 중 6800억원을 취득하고 나머지 금액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가 부담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9일 하림의 최대주주인 제일홀딩스가 팬오션 인수 입찰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이로 인한 직접적인 재무부담이 하림에 가중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