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을 찾는 일은 ‘수학적인 확률’과 상관없이 정해진 가짓수를 줄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로또에서 수학적 확률과 1등 확률은 비례하지만 유용한 패턴을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감안하면 반드시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


예컨대 방안을 보는 창이 하나라면 한 각도에서만 방안을 살필 수 있다. 그러나 여러 방향에 창이 있어 3~4개의 창으로 방안을 들여다본다면 방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좀 더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패턴을 찾는 일은 마치 방안을 들여다보는 창문을 많이 만드는 일과 같다. 문제는 수학적 확률에 사고가 매몰돼 있으면 패턴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물론 패턴을 찾는다고 해도 가짓수를 유용한 수치까지 떨어뜨리지 못한다면 쓸모없는 작업이 될 것이다. 시간낭비냐 아니냐의 여부는 긴 세월 스스로의 패턴을 적용해본 뒤 나름대로 ‘패턴 속 확률’을 계산해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수학적 확률 하나만 따지면 전세계의 모든 로또상품은 그야말로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운이 빨리 온 사람이 먼저 1등 상금을 가져가고 이것이 로또상품의 본질이 된다. 패턴을 이용하면 로또상품은 운이 아닌 ‘땀’으로 접근하고 불필요한 가짓수를 솎아 내 ‘근접한 가짓수’를 계산한 뒤 숫자를 조합하는 멋진 게임이 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로또는 세계적으로 쉬운(?) 로또상품에 속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쉽다’, ‘어렵다’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패턴(창문)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로또이야기] 패턴 찾기 쉬운 한국 로또

전세계 모든 로또는 ‘1부터 시작하는 양의 정수’ 상품이다. 한국로또는 45로 끝나고 글로벌표준상품은 49로 끝난다. 만일 패턴을 찾으려면 수학적인 계산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로또상품은 ‘양의 정수 개수의 진법’으로 셈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한국로또는 ‘45진법’ 영국 및 캐나다 로또는 ‘49진법’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러나 소수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숫자는 쪼개고 붙여 대칭의 모습을 만들 수 있다. 예컨대 한국로또는 5와 15로 나눌 수 있고 영국로또는 7로 나눌 수 있다. 본수 50진법(1~50)의 유로밀리언도 5와 10, 25로 나눌 수 있어 다양한 패턴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한국로또와 유로밀리언은 패턴을 찾기 쉬운 상품에 속한다. 더구나 한국로또는 일주일에 1번이라는 정형화된 반복패턴도 갖고 있다. 유로밀리언이나 영국로또처럼 일주일에 두번(화수요일과 금토요일) 숫자를 선택하는 방식은 패턴을 찾아도 적용하는 방식이 달라져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맹점이 생긴다.

일본로또는 아예 처음부터 패턴 찾기를 없앤 상품이다. 일본로또는 3가지 상품이 있는데 모두 다른 숫자로 나뉘지 않는 소수로 상품을 구성했다. 즉 31과 37, 43을 이용해 만들었다. 미니로또는 31에서 5개, 보통로또는 43에서 6개, 로또7은 37에서 7개 숫자를 선택한다.


일본로또는 비교적 작은 숫자로 만든 상품이라 수학적인 확률, 즉 가짓수가 매우 적은 특징이 있다. 미니로또의 경우 31개 숫자 중 5개만 추리면 되기 때문에 확률은 겨우 16만9911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31은 소수이기 때문에 패턴을 찾는 창문은 1개밖에 안된다. 로또연구에서 확률보다 패턴 찾기가 더 중요한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