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불황 끝 증권가, '새로운 피' 수혈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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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문을 활짝 열었다. 오랜 실적부진으로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렸던 것과는 딴판이다. 올 들어 구조조정도 대부분 마무리됐고 늘어난 증시거래대금 덕분에 실적개선을 누리자 신규인력의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개선 타고 신규인력 채용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권업계 분위기는 싸늘했다. 지난 2011년부터 이어진 증시침체로 많은 증권사가 제 몸에 칼을 대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어쩔 수 없이 지점과 직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증권업계의 인력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 말 3만7723명이었던 증권업계 인력은 올 6월 말 3만6078명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1645명이 업계를 떠났다. 1343개였던 지점 수도 1261개로 줄면서 82개가 사라졌다.
증권사들이 자구책에 나선 이후 올해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다. 또 증시가 호전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1분기 7조7600억원, 2분기 10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전체 순이익은 2조17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805억원보다 275%나 올랐다. 1조6833억원인 지난해 전체 순이익도 반년 만에 뛰어 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상황이 전환되자 증권사들은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인력 채용에 나섰다. 상반기에 신입사원을 채용한 증권사도 있지만 하반기 들어 더 많은 신규인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신규채용을 미뤘던 증권사들도 인재확보에 욕심을 낸다.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추진하는 청년일자리 창출에 동참하는 목적과도 부합한다.
◆판 커진 신입사원 채용규모
최근 증권사들은 과거에 비해 판이 커진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거나 계획 중이다. 올 상반기 4년 만에 신입사원 공채를 재개한 KDB대우증권은 하반기에도 대졸 60명과 업무직 40명을 합쳐 총 10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40명에서 대폭 확대된 규모다. 앞서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지원분야에 대한 기본지식과 사명감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올해는 지난해(50명)보다 최대 20명 늘려 70여명을 채용한다. 삼성그룹 공채일정에 맞춰 원서접수를 마치고 직무적성검사(GSAT) 등 다음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컨설팅형 자산관리 비즈니스 정착을 통한 고객중심경영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창의성과 강력한 실천의지를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년 만에 채용에 나선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75명을 선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매년 하반기 50~7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했으나 지난해에는 공채를 하지 않았다. 신영증권도 지난해 4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 40~60명 수준으로 규모를 늘린다. 지난 2012년 이후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던 대신증권은 3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검토 중이다. 채용인원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인력 채용 포인트 ‘차별화’
일부 증권사들은 과거와 다른 시각이나 방식, 혜택을 부여하며 신규인력을 모집해 주목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3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나선다. 한화투자증권은 30여명을 모집하는 이번 채용에 ‘학자금대출 상환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한다. 신입사원의 대학학자금대출을 회사가 대신 갚아주는 혜택으로 입사 후 5년 이상 근무하면 4000만원 한도 내에서 대출 잔액을 지원한다.
새로운 채용방식도 도입했다. 그동안 인사부가 채용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각 사업부가 필요한 인재를 뽑는다. 채용심사에는 임원·부서장뿐만 아니라 신입사원의 직속상사가 될 대리와 과장급 직원도 참여한다. 신입사원 초봉 역시 각 사업부가 재량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불황기에도 매년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던 한국투자증권은 채용인원을 지난해 60명에서 올해 100여명으로 늘렸다. 눈에 띄는 부분은 스펙의 비중을 뒤로 둔 점이다. 자신만의 스토리와 업에 대한 열정을 최우선적으로 중요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진행된 채용설명회에서 열정과 끈기를 제1조건으로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공채시기를 조율 중이다. 채용인원은 예년과 비슷한 50명 수준으로 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채용부터 자기소개서에 직무관련 문항을 추가한다. 미래에셋증권과 증권업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또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과 회사 상품에 대한 지식, 서비스마인드 등을 중요하게 다룬다.
채용 전제형으로 인턴을 채용하는 유안타증권도 신입사원 채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인턴 18명을 선발한 유안타증권은 오는 11월 채용공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채용인원을 10~15명 수준으로 잡았다. 지난달 접수를 마감하고 서류와 필기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합숙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최종선발한다. 교보증권은 현재 10명 내외의 올해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같은 규모의 채용을 실시한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인원 채용에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합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력수급이 넉넉하거나 하반기 들어 증시가 주춤해 채용규모 확장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합병법인 출범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NH투자증권은 현재 하반기 채용 계획이 미정이다. 지난 2010년 이후 공채를 진행하지 않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예년처럼 올 하반기에도 경력직 위주의 채용만 계획 중이다. 대주주 변경이 예정된 현대증권 역시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력이 생긴 증권사들은 공채를 실시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는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경력직을 채용하거나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여러해 동안 신규채용을 하지 않으면 직원 간 직급이나 연차의 격차가 커져 조직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실적개선 타고 신규인력 채용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권업계 분위기는 싸늘했다. 지난 2011년부터 이어진 증시침체로 많은 증권사가 제 몸에 칼을 대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어쩔 수 없이 지점과 직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증권업계의 인력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 말 3만7723명이었던 증권업계 인력은 올 6월 말 3만6078명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1645명이 업계를 떠났다. 1343개였던 지점 수도 1261개로 줄면서 82개가 사라졌다.
증권사들이 자구책에 나선 이후 올해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다. 또 증시가 호전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1분기 7조7600억원, 2분기 10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전체 순이익은 2조17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805억원보다 275%나 올랐다. 1조6833억원인 지난해 전체 순이익도 반년 만에 뛰어 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상황이 전환되자 증권사들은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인력 채용에 나섰다. 상반기에 신입사원을 채용한 증권사도 있지만 하반기 들어 더 많은 신규인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신규채용을 미뤘던 증권사들도 인재확보에 욕심을 낸다.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추진하는 청년일자리 창출에 동참하는 목적과도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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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위크DB |
◆판 커진 신입사원 채용규모
최근 증권사들은 과거에 비해 판이 커진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거나 계획 중이다. 올 상반기 4년 만에 신입사원 공채를 재개한 KDB대우증권은 하반기에도 대졸 60명과 업무직 40명을 합쳐 총 10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40명에서 대폭 확대된 규모다. 앞서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지원분야에 대한 기본지식과 사명감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올해는 지난해(50명)보다 최대 20명 늘려 70여명을 채용한다. 삼성그룹 공채일정에 맞춰 원서접수를 마치고 직무적성검사(GSAT) 등 다음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컨설팅형 자산관리 비즈니스 정착을 통한 고객중심경영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창의성과 강력한 실천의지를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년 만에 채용에 나선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75명을 선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매년 하반기 50~7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했으나 지난해에는 공채를 하지 않았다. 신영증권도 지난해 4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 40~60명 수준으로 규모를 늘린다. 지난 2012년 이후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던 대신증권은 3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검토 중이다. 채용인원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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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신규인력 채용 포인트 ‘차별화’
일부 증권사들은 과거와 다른 시각이나 방식, 혜택을 부여하며 신규인력을 모집해 주목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3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나선다. 한화투자증권은 30여명을 모집하는 이번 채용에 ‘학자금대출 상환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한다. 신입사원의 대학학자금대출을 회사가 대신 갚아주는 혜택으로 입사 후 5년 이상 근무하면 4000만원 한도 내에서 대출 잔액을 지원한다.
새로운 채용방식도 도입했다. 그동안 인사부가 채용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각 사업부가 필요한 인재를 뽑는다. 채용심사에는 임원·부서장뿐만 아니라 신입사원의 직속상사가 될 대리와 과장급 직원도 참여한다. 신입사원 초봉 역시 각 사업부가 재량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불황기에도 매년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던 한국투자증권은 채용인원을 지난해 60명에서 올해 100여명으로 늘렸다. 눈에 띄는 부분은 스펙의 비중을 뒤로 둔 점이다. 자신만의 스토리와 업에 대한 열정을 최우선적으로 중요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진행된 채용설명회에서 열정과 끈기를 제1조건으로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공채시기를 조율 중이다. 채용인원은 예년과 비슷한 50명 수준으로 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채용부터 자기소개서에 직무관련 문항을 추가한다. 미래에셋증권과 증권업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또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과 회사 상품에 대한 지식, 서비스마인드 등을 중요하게 다룬다.
채용 전제형으로 인턴을 채용하는 유안타증권도 신입사원 채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인턴 18명을 선발한 유안타증권은 오는 11월 채용공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채용인원을 10~15명 수준으로 잡았다. 지난달 접수를 마감하고 서류와 필기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합숙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최종선발한다. 교보증권은 현재 10명 내외의 올해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같은 규모의 채용을 실시한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인원 채용에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합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력수급이 넉넉하거나 하반기 들어 증시가 주춤해 채용규모 확장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합병법인 출범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NH투자증권은 현재 하반기 채용 계획이 미정이다. 지난 2010년 이후 공채를 진행하지 않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예년처럼 올 하반기에도 경력직 위주의 채용만 계획 중이다. 대주주 변경이 예정된 현대증권 역시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력이 생긴 증권사들은 공채를 실시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는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경력직을 채용하거나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여러해 동안 신규채용을 하지 않으면 직원 간 직급이나 연차의 격차가 커져 조직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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