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윤모씨(33)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블프데이)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지난해 말 10개 업체가 참여한 블프데이를 통해 예행연습도 마쳤다. 윤씨는 당시 블프데이를 통해 아이폰6를 반값에 구매했다. 경쟁이 치열했지만 절차는 간단했다. 제휴카드 할인을 통해 카드사가 행사당일 제공하는 50% 할인쿠폰을 사용, 신형 아이폰6를 국내 최저가인 42만원에 손에 넣었다. 윤씨는 “지난해에는 운이 좋아 구매에 성공했지만 생각보다 물량이 적어 불만이었다”며 “올해는 정부 차원의 행사인 데다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쇼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반값 되는 날. ‘2015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열렸다. 블프데이에 참여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전통시장 등은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2~4주간 대규모 물량을 쏟아낸다. 전국 12개 지자체에서 열리는 코리아 그랜드세일도 눈여겨볼 부분. 각 업체별 할인율은 정가대비 최대 50~70%에 이른다. 가을 쇼핑대전, 잘 고르면 미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능가하는 쇼핑 수혜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사진=뉴스1 박정호 기자
지난해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사진=뉴스1 박정호 기자

◆ 2만7000개 점포에서 최대 80% 할인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토종 대형 유통업체 등 약 2만7000개 점포가 손잡고 최대규모의 합동 프로모션인 한국판 블프데이를 실시한다.

롯데·신세계·현대·애경 등 5개 백화점(~10월18일)의 71개 점포를 비롯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3개 대형마트(~10월14일)의 398개 점포와 CU·GS25 등 4개 편의점업체(~10월31일)의 2만5400여개 점포가 참여한다. 전국 200개 전통시장과 11번가, G마켓 등 16개 온라인유통업체(~10월7일)도 동참했다. 가구전문점 중에선 이케아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번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최대 50~70% 할인 등 할인품목과 할인율을 확대하고 업체별 특성을 반영한 행사기간 운영, 소비자 참여를 위한 이벤트 강화 등을 통해 기존 세일행사와의 차별화를 도모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720개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현대백화점은 패션 100대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상품권 증정을 통한 5~10% 수준의 추가할인을 제공하고 코리아 블프데이 특집 초특가상품 기획전도 연다.


이마트는 100여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하는 한편 블프데이 특별할인쿠폰을 배포한다. 홈플러스는 생필품과 3500개 패션브랜드를 최대 60% 할인하고 롯데마트는 주요 품목을 20~30% 할인해 판매한다.

편의점 GS25는 1+1 또는 2+1 상품을 기존 600개에서 700개로 확대한다. 전통시장은 시장별로 최대 30% 할인하고 특가판매, 경품 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16개 온라인쇼핑몰의 혜택도 푸짐하다. 11번가는 테마상품을 최대 50% 할인하고 카드별 11% 추가할인혜택을 준다. G마켓은 품목별 대표상품을 80% 할인하고 옥션은 8개 대형유통사 할인쿠폰을 선착순으로 배포한다. GS숍은 코리아 블프데이 전용관을 운영하고 CJ몰은 시즌아웃 200개 상품을 최대 80%까지 저렴하게 판다.

이밖에 이케아는 기프트카드 구입 시 금액을 추가해주고 외식브랜드 빕스는 스테이크 이용 시 15% 할인해준다. 


2014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병행수입 의류로 가득찬 이마트 트레이더스. /사진=뉴스1 조희연 기자
2014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병행수입 의류로 가득찬 이마트 트레이더스. /사진=뉴스1 조희연 기자

◆ 두 토끼 잡는 역대 최대규모 세일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 그랜드세일’도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로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번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항공사와 호텔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쇼핑몰, 공연기획사, 소상공인업소 등 역대 최대규모인 250여업체, 30000여업소가 참여한다.

특히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외래관광객 수요를 되돌리기 위해 업체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선착순 1500명 대상 1+1 프로모션, 제주항공은 전노선에서 선착순 80% 할인을 제공한다.

코레일은 일부 구간 KTX 자유석 50% 할인, 에버랜드는 자유이용권 50% 할인, 올리브영과 이니스프리는 최대 50% 할인, SK텔레콤은 LTE 와이파이 모뎀 임대료 면제 등 다양한 업종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선보인다.

외래관광객에 대한 편의제공을 위해 행사기간 중 동대문 두타광장에 코리아 그랜드세일 이벤트센터를 설치하고 통역, 관광정보 안내, 음료 제공,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이 기간 동안 호소력이 높은 한류콘텐츠와 전통·문화예술을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한류스타와 쇼핑관광 데이트’, ‘그랜드 한류페스티벌’, ‘K팝 콘서트’, ‘백스테이지 투어’를 마련하고 고궁·미술관·박물관 등 ‘문화가 있는 날’을 활용한 혜택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방문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메르스로 인해 위축된 방한 관광시장과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행사로 진행돼 다양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며 “기존의 주요 참여업체인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화장품, 엔터테인먼트에서 글로벌유통업체, 전자·통신사 등으로 참여기업이 대폭 확대된 만큼 방한 관광시장의 조기 회복과 내수진작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프데이, 그것이 궁금하다

Q.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코리아 그랜드세일과의 관계는?
A.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기존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추진하는 외국인 대상 프로모션 행사였으나 올해는 내국인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단순히 범위를 확대한다는 차원이 아닌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행사다.

Q. 잦은 세일에 따른 행사 부실화 등 우려에 대한 입장은?
A. 산자부: 코리아 블프데이는 업체에 따라 산발적으로 추진되던 기존의 세일행사와는 달리 동일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추진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 행사는 세일을 자주한다는 지적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

Q. 기존 행사를 정부가 포장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A. 산자부: 이번 행사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제조업체, 프랜차이즈, 전통시장 등도 적극 참여했다. 백화점은 매년 10월 정기 세일행사를 추진했으나 이번엔 범국가적인 내수진작 노력에 부응해 예년에 비해 5~10% 이상 추가할인을 제공한 것으로 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