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시장이 10일(현지시간) 필리핀 대통령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사진=두테르테 페이스북 캡처
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시장이 10일(현지시간) 필리핀 대통령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사진=두테르테 페이스북 캡처

'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시장이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개표작업이 10일(현지시간) 오전 90% 넘게 진행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38.6%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승리가 확실시된다. 두테르테 시장은 이미 언론인터뷰를 통해 당선소감을 밝혔다.


두테르테 시장(71)은 지난 20년간 다바오에서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범죄 소탕에 앞장서는 원칙주의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그는 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던 외지인에게 시장인 그가 직접 찾아가 담배꽁초를 먹였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두테르테는 공석에서 과격한 발언도 가리지 않는다. 2009년에는 "당신이 나의 도시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 이 도시의 선량한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범죄자 혹은 범죄조직의 일원이라면, 내가 시장으로 있는 한, 당신은 합법적인 암살 대상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3월 유세에서도 범죄자 10만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만에 던져 물고기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지는 물론이고 외신에서도 이런 두테르테의 성격에 ‘필리핀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법을 무시하고 범죄자를 응징하는 내용의 미국 영화 ‘더티 해리’ 시리즈를 빗대 그에게 ‘두테르테 해리’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비판도 적지 않다. 필리핀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가 다바오에서 자경단을 조직했거나 최소한 방조했다고 비난해왔다. 이들은 이렇게 형성된 자경단이 1980년대 이후 1000여명을 살해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두테르테는 이를 부인해오다 지난해 말 결국 "그들은 계산을 잘못했다. 1700명이다"고 발언하며 조직의 존재를 시인했다.


한편 두테르테는 법률가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자신은 지역 검사 출신으로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성적소주자(LGBT)의 권리를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