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인천공항 '패스트트랙' 이용해봤습니다
박찬규 기자
14,200
공유하기
인천공항 터미널 /사진=박찬규 기자
해외여행을 떠날 때 공항에서 허비하는 시간만큼 아까운 게 없다. 특히 출국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면세점 쇼핑이나 라운지에서 쉴 시간이 줄어든다. 공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놓치는 셈이다.
더군다나 어린 아이와 함께라면 출국심사대 앞의 긴 줄을 기다리는 건 정말 고된 일이다. 아이가 떼를 쓰기라도 하면 함께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민폐다.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이 시간이 한층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세계 여러나라의 주요 공항들은 특별한 입·출국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클래스나 퍼스트 클래스처럼 상위등급 항공권을 구매한 VIP들을 챙기는 건 기본이고, 유모차나 휠체어를 탄 사람과 가족들에게는 우선권을 준다.
이렇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VIP와 약자를 배려하려는 취지지만 근본적인 배경은 따로 있다. 테러 등 안전에 대한 위협과 금지품목에 대한 밀수가 늘어난 탓에 입·출국 심사가 보다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예전엔 엑스레이(X-Ray)로 적당히 짐 검사를 했고, 금속탐지기로 몸을 문지르며 훑는 게 보통이었다. 지역에 따라 조금 더 까다롭더라도 금속성 물체와 신발, 모자, 벨트를 검사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요즘엔 짐 성격에 따라 별도로 분류해 꼼꼼히 검사하고 필요할 땐 짐을 다 꺼내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기도 한다. 미국에선 전신 스캐너로 옷이나 몸속에 위험물질이 있는지 살피기도 한다.
이렇게 입·출국 심사가 까다로워진 만큼 대기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사람들의 불만이 커지자 특별대우를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용출국통로를 설치하기 시작한 것. 인천공항도 이런 흐름에 맞춰 지난해 3월 ‘패스트트랙’이라는 서비스를 도입했고 올해 7월부터 전용출국장과 이용대상을 늘렸다.
![]() |
인천공항 체크인 카운터 /사진=박찬규 기자 |
◆인천공항 패스트트랙, 이용방법은?
인천공항의 패스트트랙(Fast Track)은 교통약자와 출입국우대자를 위한 서비스다. 이용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입구는 공항 동편과 서편에 따로 마련됐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항공권을 구입한 해당 항공사의 체크인카운터에서 이용대상자임을 확인해야 한다. 이 때 해당 내용을 증빙할 서류 등을 보여주면 ‘패스트트랙패스’(Fast Track Pass)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후 전용출국장 입구에서 보안요원에게 여권, 탑승권과 함께 제출하면 출국장을 이용할 수 있다. 출입국 우대자는 우대카드를 전용 출국장 입구에서 제시하면 된다.
이용대상은 보행장애인 1~5급, 만 7세 미만의 유소아, 만 70세 이상 고령자, 임신중인 산모, 항공사 병약승객 휠체어, 항공침대, 의료용 산소 등이 필요한 경우 등이다. 또 이들의 보호자나 가족은 최대 3인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 |
인천공항 패스트트랙 패스 /자료=인천공항공사 제공 |
◆빠른 심사 만족스러워
전용출국장은 평소 이용하던 출국장과 달랐다. 길게 늘어선 줄 대신 유모차나 휠체어를 탄 사람들과 가족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분위기도 한결 부드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출국심사를 받을 수 있어서 심리적 불안감을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
유모차도 엑스레이 검사를 해야 하므로 아이는 부모가 안거나 따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덩치가 큰 유모차는 체크인 과정에서 위탁수하물로 보내야 하지만 접이식 휴대용 유모차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 게이트 앞에서 맡길 수 있다. (제품에 따라 기내에 가지고 탈 수 있는 경우도 있음) 목적지에 도착해 게이트 앞 지정장소에서 기다리면 공항 직원이나 항공 승무원들이 유모차를 가져다준다.
평소 출장 등으로 혼자 출국할 땐 30분 이상 기다리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아이와 함께 패스트트랙을 이용하니 채 5분도 되지 않아 출국심사가 마무리됐다. 그리고 해외 공항에선 입국과정에서 교통약자에게 특별대우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 전용입국장을 통해 빠르게 수속을 마칠 수 있으니 항공사에 미리 문의하는 것도 요령이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