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준대형 하이브리드’의 가능성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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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강한데 연비까지 '합격점'
토요타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1997년 출시된 프리우스의 성공으로 완성차업계에는 ‘하이브리드=효율’이라는 공식이 각인됐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차 개발은 준중형급 차량에서 가장 활발했고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큰 차들은 소외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효율 외에도 다른 장점이 많다. 특유의 정숙성에 넓은 공간과 다양한 편의사양들이 더해지면 탑승자의 안락함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또 모터와 엔진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주행기술을 발전시킬 여지가 있다. 최근 시승한 ‘올뉴K7 하이브리드’는 준대형시장에서 하이브리드시스템의 가능성을 다시 조명하는 차량이다.
최근 기아차가 개최한 올뉴K7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석해 서울 광진구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을 왕복하는 92km 구간을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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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뉴K7 하이브리드. /사진제공=기아자동차 |
◆ ‘하이브리드’ 안느껴지는 디자인
내외부 디자인은 올 상반기 출시한 올뉴K7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피터 슈라이어의 진두지휘 아래 큰 호평을 받은 디자인으로 음각타입의 라디에이터그릴과 알파벳 ‘Z’ 형상의 헤드램프, 리어램프 등이 시그니처다.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하이브리드만의 톡톡 튀는 디자인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얼핏 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알아보기 힘들다.
기존 가솔린‧디젤모델과 외관상 차이점은 헤드램프에 풀 LED방식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작은 차이지만 점등했을 때 시각적 차이가 크다. 사이드미러에 크롬장식이 추가되고 후면에 하이브리드 엠블럼이 적용된 것도 소소한 차이점이다. 휠도 바뀌었다. 하이브리드 전용휠은 기존 휠보다 역동적인 느낌이다. 라디에이터그릴에 액티브 에어플랩이 적용됐지만 외관상 차이는 느낄 수 없다.
실내공간 역시 큰 차이는 없다. 하이브리드 전용 7인치 계기반이 가장 큰 변화다. 기존 K7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내관 재질이나 배열 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트렁크 공간은 이전 K7 하이브리드에 비해 넓어졌다. 기존 2열좌석 뒤에 달렸던 배터리가 트렁크 하단부로 옮겨진 덕분이다. 적재용량은 440ℓ로 골프백 4개가 충분히 들어간다.
실내마감 품질도 만족스럽다. 퀄팅 나파가죽 시트는 촉감은 물론 바느질도 꼼꼼히 적용됐고 도어트림과 스티어링휠 등의 촉감도 수준급이다. 플라스틱 소재도 유격을 찾아볼 수 없고 질감이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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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뉴K7 하이브리드. /사진제공=기아자동차 |
◆ 조용하고 잘 달린다
올뉴K7 하이브리드의 특장점은 편안한 승차감과 정숙성이다. 시동을 거니 소음과 진동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스르르 바퀴를 굴려 앞으로 나간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의 이런 특성에 처음엔 이질감을 느끼지만 여러차례 타다 보면 훨씬 쾌적하다.
운전자가 임의로 EV주행(모터만으로 주행)을 선택할 수는 없다. 출발 시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엔진이 개입한다. 그럼에도 소음은 찾아보기 힘들다. 엔진 진동과 소음을 모터의 역방향 토크로 상쇄하는 ‘능동부밍제어’ 기술을 새롭게 적용해 낮은 회전수에서 발생하는 엔진의 소음‧진동을 잡았다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올뉴K7 하이브리드는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2.4 간접분사(MPI)엔진이 적용됐다. 이 엔진은 가솔린 모델에 적용된 2.4 직분사(GDI)엔진에 비교하면 연비와 출력이 부족하지만 정숙성과 엔진 내구성이 뛰어나다. 카본 찌꺼기도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에 가깝다.
부족한 출력은 모터가 돕는다. 2.4MPI 엔진이 내는 최대출력은 156마력으로 K5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2.0GDI엔진과 동일하다. K7 가솔린 2.4 모델에 탑재된 GDI엔진(192마력)보다 현격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전 모델 대비 3kW 늘어난 38kW의 출력을 내는 모터가 합쳐지면 총 출력은 200마력을 상회한다. 여기에 엔진회전수와 상관없이 항시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모터의 특성상 저속부터 시원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2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전 모델(3.0초) 대비 0.8초 줄었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놓으면 초반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뛰어난 가속능력을 체감할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독자개발한 ‘래피드 다이내믹 킥다운’ 기술을 적용해 재가속 시의 응답성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래피드 다이내믹 킥다운’ 기술은 하이브리드 전용 6속 변속기에 특화된 기술로 추월 가속시 가속페달을 밟는 답력에 따라 변속시점이 다르게 적용된다. 운전자의 의지를 변속제어에 반영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배터리 때문에 가솔린 모델보다 무게중심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올뉴K7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위치를 트렁크 하단으로 옮기면서 이 문제도 개선했다.
부족한 출력은 모터가 돕는다. 2.4MPI 엔진이 내는 최대출력은 156마력으로 K5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2.0GDI엔진과 동일하다. K7 가솔린 2.4 모델에 탑재된 GDI엔진(192마력)보다 현격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전 모델 대비 3kW 늘어난 38kW의 출력을 내는 모터가 합쳐지면 총 출력은 200마력을 상회한다. 여기에 엔진회전수와 상관없이 항시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모터의 특성상 저속부터 시원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2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전 모델(3.0초) 대비 0.8초 줄었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놓으면 초반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뛰어난 가속능력을 체감할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독자개발한 ‘래피드 다이내믹 킥다운’ 기술을 적용해 재가속 시의 응답성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래피드 다이내믹 킥다운’ 기술은 하이브리드 전용 6속 변속기에 특화된 기술로 추월 가속시 가속페달을 밟는 답력에 따라 변속시점이 다르게 적용된다. 운전자의 의지를 변속제어에 반영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배터리 때문에 가솔린 모델보다 무게중심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올뉴K7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위치를 트렁크 하단으로 옮기면서 이 문제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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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뉴K7 하이브리드 내부 인테리어. /사진제공=기아자동차 |
◆ 가격차이, 3년이면 만회?
올뉴K7 하이브리드는 연비효율에도 많은 신경을 쓴 차다. 공인복합연비는 16.2km/ℓ(구연비 기준 17.4km/ℓ)로 이전 모델 대비 리터당 1.4km를 더 간다. 액티브 에어플랩과 멀티트레드 타이어 등을 적용한 결과다. EV모드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도 약 23% 높였다.
차량구입 시 들어가는 세금과 공채할인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프레스티지트림을 기준으로 하이브리드와 가솔린2.4모델의 가격은 370만원 차이다. 현재 유가를 기준으로 9만km 주행하면 가솔린 2.4모델과의 비용차를 극복할 수 있다. 1년에 3만km정도 운행하는 중장거리 출퇴근자를 기준으로 3년간 운행하면 가솔린모델보다 경제적이라는 게 기아차의 주장이다.
광진구 W호텔을 출발해 도심구간을 지나 외곽순환도로, 경춘북로를 통해 남양주로 향했다. 도심구간에서는 에코모드로, 고속도로와 국도에서는 노멀모드로 주행했다.
EV모드는 운전자가 임의로 지정해 사용할 수 없지만 주행 중 계기반에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저속부터 고속에 이르기까지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지 않으면 시시때때로 EV모드에 돌입한다. 특히 에코모드에서는 엔진이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이 느껴진다.
45km쯤 달린 뒤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는 18.7km/ℓ. 공인연비를 너끈히 뛰어넘었다. 다만 운전하기에 따라 연비는 천차만별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평소 운전습관대로 운전했다. 노멀모드와 스포츠모드를 사용하며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고 도심구간에서는 가속 감속을 반복한 결과 14.7km/ℓ의 연비가 나왔다. 자신의 운전습관을 고려하지 않으면 경제적인 선택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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