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위기] "중국 성장률 저하, 악영향 미칠 것" 93%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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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경제위기의 공포가 짙어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위기에 이어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동반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주기설’이 거론된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을 비롯해 세계 경제연구소들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췄다. <머니S>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짚어봤다. 또 설문조사를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1997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2008년으로 약 10년의 격차가 있기 때문. 최근 한국경제가 수많은 난관을 겪으면서 10년 주기설은 더 사실처럼 다가온다. 경제전문가들은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먼저 수출중심의 경제구조인 한국은 대외 환경이 변수다. 한국에서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약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다. 이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대로 내려가면 국내 경기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니S>는 국책연구원, 민간경제연구소,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에서 경제를 분석하는 전문가 42인을 대상으로 긴급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기관별로는 ▲국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한국개발연구원) 5명 ▲민간경제연구소(우리금융경영연구소·하나금융경영연구소·한국금융연구원·IBK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원·SK경영경제연구소) 27명 ▲증권사(교보·대신·유안타·키움·하이·한국·IBK·KTB·NH·SK) 10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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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
◆중국·부동산·노동개혁, 경기 영향은?
설문결과 42명의 전문가 중 39명(92.86%)이 중국 성장률 저하가 국내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기술 및 부가가치 고도화 등의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품의 경쟁력을 높여 중국의 정책 및 수요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수출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며 “최근 글로벌 공급사슬의 하위기지로 부상한 아세안에 대한 활용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의 성장둔화에 대한 시각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여전히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시장이 미국의 90% 수준으로 상승했음에도 미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 성장률의 둔화속도 자체가 완만한 만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낮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동산 과열현상도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 32명(76.19%)은 그렇게 볼 수 없다고 답했다. 부동산 가격이 소비자물가와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수준과 비슷한 상승률을 보인다는 것.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서울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올 하반기에 들어서야 2008년 가격을 회복했다”며 “같은 기간 가계소득이 약 47% 상승했음을 감안할 때 소득대비 상대가격은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부동산시장은 가격상승이 곧 신규공급 확대로 연결되는 탄력적인 구조라서 최근의 가격상승은 곧 1~2년 내의 공급증가를 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노동개혁은 필요할까. 전문가의 66.67%는 ‘그렇다’고 답했다. 장우애 IBK경제연구소 과장은 “일본은 내수성장을 위해 ‘같은 시간 같은 임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임금격차 해소를 통해 내수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30.95%는 노동개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무응답자도 2.38%로 집계됐다. 익명을 요구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개혁이 중요한 과제지만 정책 우선순위 측면에서 다른 문제들을 제쳐두고 처리할 수준은 아니다”며 “굳이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시장에서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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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박세연 기자 |
◆내년 ‘경제위기’ 올까… 불확실한 전망
내년은 IMF 외환위기가 터진 지 20년째 되는 해다. 우리 경제는 어디로 갈까.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의 절반 이상인 25명(59.52%)이 ‘내년 우리경제가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정국상황이 이어지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중국으로부터 통상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전망이 불안해진 것이다.
반면 13명(30.95%)은 내년 경제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진단했고 4명(9.52%)은 올해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중국의 경기둔화로 대중 수출감소세가 지속되고 미국의 통상압력 등 보호주의적인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또 부동산 규제 등으로 올해를 지탱한 정부지출 및 건설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가 좋아진다는 의견을 낸 IBK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문제가 된 조선과 해운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조기 대선으로 신정부가 연중에 출범하면 적극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기대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좋아진다고 해도 대외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개선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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