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단률 외에 차단방식도 알아두면 좋다. /사진=박찬규 기자
열차단률 외에 차단방식도 알아두면 좋다. /사진=박찬규 기자

자동차 선팅을 꼭 해야 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다만 일정 요건을 갖춘 필름일 경우에 해당된다. 단순히 색만 입힌 필름은 하나마나다.

선팅은 ‘틴트’(tint)를 한다(~ing)는 의미와 해를 뜻하는 ‘sun’의 합성어다. 창유리 위에 색을 입힌다는 뜻의 ‘윈도틴트’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선팅’이나 ‘썬팅’이 일반적이다.


자동차유리에 색을 입히는 건 유리 자체를 염색하는 것과 색이 들어간 필름을 붙이는 방법이 있다. 일부 차종은 뒷좌석 창문에 기능성을 갖춘 프라이버시-글라스를 적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명한 유리다. 따라서 대부분의 차량은 필름을 붙이는 ‘선팅’ 작업을 하는 게 좋다.

◆어떤 필름을 고를까


선팅필름을 고를 때 무작정 색이 진한(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은) 걸 고르는 사람이 있다. 투과율이 낮을수록 햇빛의 차단능력이 좋아지지만 열 차단은 별개의 문제다.

색이 진한 정도는 가시광선 투과율(VLT)에 따라 다르다. 5%·15%·35% 등 퍼센트로 표기하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색이 짙어 눈부심이 줄어들지만 오히려 어두운 곳에선 잘 보이지 않아 위험한 경우가 있다.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려보면 빛은 크게 자외선(UV) 가시광선(VL) 적외선(IR)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시광선은 파장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으로 나뉘는데 자외선은 보라색 바깥쪽의 광선이며 적외선은 빨간색 바깥쪽의 광선을 뜻한다.

해를 쬘 때 따가운 건 자외선 탓이며 양산으로 해를 가려도 열기가 느껴지는 건 적외선 때문이다. 그동안 선팅필름은 자외선 차단률을 강조하다가 적외선(열)을 얼마나 잘 차단하느냐를 장점으로 내세웠고 요새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총태양에너지차단률(TSER)을 강조한다.


TSER는 태양에너지를 얼마나 잘 차단하느냐에 대한 지표다. 모든 파장 범위에 투과되거나 반사되는 태양열이 흡수돼 일정시간 경과 후 외부로 방사되는 열까지 합산한 수치다. 따라서 필름을 고민할 때 열차단이 얼마나 잘 되느냐(IRR)와 함께 TSER 수치를 살피면 여러 제품을 비교하기가 쉽다.

특성상 색이 짙을수록 TSER 수치가 높아지는데 앞유리와 옆유리에 짙은 필름을 붙이면 지하주차장이나 야간운전 시 잘 보이지 않아 안전운전에 방해가 된다. 그리고 기능성필름으로 선팅 시공을 했다고 차가 서늘해지는 건 아니다. 필름으로 차단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한정된 데다 차체를 통해서도 열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열흡수방식 필름 구조 /자료=레이노코리아 홈페이지
열흡수방식 필름 구조 /자료=레이노코리아 홈페이지

◆제품별 차단원리는?

선팅필름은 차단원리에 따라 크게 흡수식과 반사식으로 나눌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제조공정과 해당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물질이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그리고 필름은 특성에 따라 5겹(레이어)에서 최대 10겹까지 구성된다. 각 층은 저마다의 기능을 갖춘다.

흡수식은 말 그대로 열을 흡수해서 차단하는 방식이다. 나노입자로 코팅된 세라믹이나 탄소(카본)알갱이가 열을 흡수하고 주변으로 이를 전달한다. 필름이 쉽게 뜨거워지며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벗어나면 복사열이 실내로 스며든다. 따라서 흡수식 제품은 에어컨디셔너를 사용하거나 공기가 순환되면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카본필름은 내구성이 좋지만 카본입자가 커서 빛의 산란이 심하다. 세라믹은 기능성이 좋고 잘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내구성이 약한 단점이 있다. 둘의 장점을 합해 카본과 세라믹을 섞은 제품도 있다.

(왼쪽부터) 염색필름 구조와 다층 금속 스퍼터링필름 구조 /사진=브이쿨 코리아 홈페이지
(왼쪽부터) 염색필름 구조와 다층 금속 스퍼터링필름 구조 /사진=브이쿨 코리아 홈페이지

반사식은 거울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필름에 금속물질을 입혀 열을 튕겨내는 원리여서 기능성이 뛰어나지만 GPS나 DMB 등 일부 전파도 함께 차단된다. 별도의 안테나를 설치해야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반사식 필름은 어떤 금속을 입혔느냐에 따라 가격과 내구성이 달라진다.

◆주의할 점은?

필름을 고를 때 무조건 기능성만 따지면 두께를 간과하기 쉽다.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두께를 늘린 제품도 있으니 얼마나 잘 보이느냐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열차단 기능성제품은 적외선을 차단하기 때문에 IR방식 하이패스단말기는 사용할 수 없다. 센서가 위치한 일정부분을 오려내고 장착하거나 RF방식으로 교체해야 정상 작동한다. 또한 금속이 포함된 제품은 여러 전파 차단에 대한 설명을 반드시 물어봐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만약 시공이 잘못됐거나 시간이 지나며 색이 변하는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재시공을 받을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요즘엔 품질이 상향평준화돼 고급제품은 10년까지 품질보증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보증서를 잘 챙겨야 한다. 긁힘 등 사용상 부주의로 인한 문제는 보상받기 어려우니 주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