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손바닥·정맥·목소리'로 카드 결제하세요
서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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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간편결제 기능이 변신을 시도한다. 모바일페이에 이어 이번엔 바이오페이다. 바이오페이란 목소리, 손바닥 정맥, 홍채 등 생체정보만으로 카드결제가 가능한 거래방식을 말한다. 롯데카드는 이달 중 핸드페이(Hand Pay)서비스를 도입해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비씨카드는 음성정보를 활용한 보이스페이(Voice Pay)를 상반기 중 선보이고 하나카드는 음파인증결제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
생체정보를 결제과정상 본인인증 도구로 활용했던 과거와 달리 인증과 결제를 한번에 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술에 활용되는 생체정보도 지문뿐 아니라 손바닥 정맥, 목소리, 음파까지 다양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핸드폰 단말기를 활용하는 등 모바일결제서비스에 국한된 바이오페이 서비스를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확대 도입한다.
금융당국도 카드사의 바이오페이 도입에 적극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에서 바이오페이를 시범 도입하는 내용의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을 제시했다. 금융위 중소금융과 관계자는 “신용카드 바이오페이가 새로운 결제서비스인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늦어도 상반기 내 시범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핸드페이, ‘템플릿’으로 보안성↑
현재 바이오페이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롯데카드가 이달 중 시범운영할 예정인 핸드페이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손바닥 정맥결제방식으로 오프라인매장에서 정맥을 스캔해 신용카드를 거래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손바닥 정맥정보를 카드사와 가맹점 핸드페이 결제단말기에 등록하면 결제 시 혈관의 굵기와 선명도, 모양 등을 비교해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다.
롯데카드의 핸드페이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별도의 단말기 없이 생체정보를 활용해 결제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결제방식이기 때문. 2012년 애플이 아이폰5S에 지문인식기술을 도입하며 관련 기술이 모바일결제시장에서 본인확인 인증수단으로 적극 개발됐지만 핸드폰 단말기 없이는 결제가 불가능했다. 또 온라인결제시장을 중심으로 기술을 활용했지만 오프라인매장에서 본인인증은 물론 결제까지 가능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핸드페이서비스는 지문결제방식보다 인증인식률이 높아 사용자 편의성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바이오정보를 활용한 본인인증에서 지문의 본인거부율은 0.1~0.5%인데 반해 손바닥 정맥의 경우 0.01~0.1%로 매우 낮다. 본인거부율은 본인을 다른 사람으로 오인해 인증을 거부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정확성이 높다.
결제보안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바이오정보를 활용한 인증 및 결제방식은 해당 정보를 위조해 불법으로 인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보안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바이오인증 최신활용 및 보안동향’에 따르면 지문인식의 경우 프린트된 지문, 실리콘 지문, 고해상도 사진 등 위조정보를 통해 인증한 사례가 있다. 안면인식기술도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유사성이 높아 쌍둥이간 얼굴인증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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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정맥 인증 핸드페이. /사진제공=롯데카드 |
이에 보고서는 바이오정보 유출위협에 대응하는 기술로 ‘템플릿’ 기술을 소개했는데 핸드페이에 이 기술이 적용된다. 템플릿은 재발급이 가능한 바이오인식기술로 바이오정보를 별도로 암호화해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손바닥 정맥인증기술은 정맥 속 헤모글로빈 성분 등의 바이오정보를 추출해 저장·관리한다. 이때 사용되는 수많은 정보를 각각 암호화한 게 템플릿이다. 설사 유출되더라도 소비자의 정맥정보를 폐기하고 다시 암호화해 저장할 수 있어 위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템플릿을 바이오페이에 대한 표준기술로 제정하기도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핸드페이에 적용하는 템플릿 또한 이중·삼중으로 암호화 처리해 보완대책을 마련했으며 템플릿을 금융결제원과 분산저장해 보안을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핸드페이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3월부터 준비한 서비스다. 이달 중 롯데마트와 빅마켓에서 시범운영하고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유통망 가맹점 전체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대형가맹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도입하겠지만 소비자가 편리함과 안전을 느끼면 소비자 수요는 물론 가맹점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결제, 생체기술 도입 박차
최근 급성장 추세인 모바일결제서비스에도 바이오페이 기술도입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결제한 금액은 4조6000억원으로 1년 전(3조원)보다 51.7% 증가했다. 2014년(1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187.5% 성장한 수치다. 이에 카드사도 모바일결제서비스에 바이오페이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올 상반기 중 보이스인증 모바일결제서비스인 보이스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 목소리로 본인 인증절차를 거쳐 결제하는 방식은 비씨카드가 처음이다. 스마트폰의 모바일결제 애플리케이션(mISP)에서 비씨카드 등록 후 보이스인증 버튼을 눌러 “내 목소리로 결제”라고 스마트폰에 저장한 다음 저장한 목소리대로 말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파이도(FIDO) 기반의 보이스인증기술로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모바일결제 시 이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파이도란 국제생체인증 표준협회인 파이도얼라이언스(FIDO Alliance)가 규정한 생체정보 기반 국제표준 인증규격이다. 홍채·지문인증방식 등은 이를 활용하기 위한 별도의 하드웨어가 필요하지만 보이스인증은 스마트폰에 기본내장된 마이크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보이스페이를 모바일결제서비스에 우선 적용한 후 간편결제서비스인 비씨페이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비가청음파 인식기술을 이용한 결제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비가청음파는 일종의 주파수 개념으로 개인이 보유한 고유음파를 말한다. 이를 활용한 결제기술은 오류도가 0.0001% 이하로 낮아 결제인식률이 뛰어나다. 가청음파를 활용하는 음성 결제의 경우 주변이 시끄러우면 결제 시 인증인식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비가청음파는 이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음파인증결제서비스를 올 상반기 중 하나모비페이앱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 가맹점 단말기에도 적용 가능해 앞으로 오프라인매장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결제지급방식은 꾸준히 진화했다. 과거 현금결제에서 마그네틱 결제, IC칩 결제, 지문인증결제방식을 거쳐 목소리·정맥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기술까지 발전한 것”이라며 “결제방식은 편의성과 보안성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활발하게 개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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