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박근혜 진돗개 유기 비판… 손석희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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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박근혜 진돗개.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
손석희 앵커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진돗개 유기를 비판했다. 손석희 앵커는 어제(16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일본 근대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화자는 고양이다. 실제 나쓰메 소세키가 길렀다는 메이지 시대를 살아간 그 고양이는 이름이 없었다"고 말했다.
손 앵커는 "'이름도 아직 없지만 평생 이 선생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 작정이다. 그저 가끔 '고양이' 라고 불렸을 뿐'"이라며 "그러나 작가와 고양이는 서로 교감했던 모양이다. 작품 속 고양이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늘 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을 두드려 보면 어디에선가 슬픈 소리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가 하면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씨는 이렇게 말한다. '강아지의 말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굉장히 스위트하다. 잘 다녀와. 기다릴게. 오늘 기분은 어때. 괜찮아. 기분이 안 좋아. 같이 놀까'"라며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이렇게 말하는 친구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동물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래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가 고프면 배부를 만큼만 먹고 사랑을 주면 마음을 되돌려 주고 감추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내보일 수 있는 인간과는 다른 생물"이라며 "사람은 배가 불러도 더 가지려 하고 사랑을 이용하거나 배신하기도 하며 욕망과 부끄러움을 뒤로 감추려 하는 존재들"이라고 밝혔다.
손 앵커는 "탄핵된 대통령이 청와대에 두고 나왔다는 진돗개 9마리가 논란이 됐다. 사람들은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들의 안위를 걱정했다. 그런데 개의 마음을 이렇게 풀이하는 이들도 있더라"라며 "마음을 주지 않았다면 그들 역시 마음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개들은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버림받은 적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들은 오히려 주인인 듯 주인이 아니었던 누군가를 지금쯤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닌가. '자신의 코 높이를 스스로 알 수 없듯이 인간이 자신을 깨닫는 일이란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다'"라며 "나쓰메 소세키가 길렀다던 그 고양이의 말처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좀처럼 알기 힘든 사람들, 이제는 홀로 앉아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아니면 그저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만의 언어로 또 다른 진실을 생각하고 있는가"라며 "그 알 수 없는 언어를 생각하다 무심결에 집어든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의 책 제목,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취임 선물로 받은 진돗개 9마리를 데려가지 않은 바 있다. 대통령경호실은 진돗개 4마리를 혈통 보존 단체에 분양했고, 나머지 5마리도 분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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