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콜레라 사태, 감염자 10만명 넘어… '영·미 지원' 내전 후유증
장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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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콜레라 유행 사태로 감염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국 BBC 캡처 |
예멘 콜레라 사태로 감염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예멘 22개주 가운데 19개주에서 콜레라 유행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27일 이후 사망자만 798명, 감염자는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은 이처럼 예멘의 콜레라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영국 구호기업인 옥스팜에 따르면 현재 콜레라가 빠르게 유행하면서 예멘 현지에서는 1시간에 1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예멘의 이번 콜레라 유행 사태는 지난 2년간 이어지고 있는 내전의 후유증으로 분석된다. 2015년부터 정부군과 후티 반군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예멘의 의료·수도·위생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콜레라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콜레라는 오염된 물이나 사람의 배설물 등으로 퍼지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특히 최근 4주 사이 감염 사례가 급속하게 늘고 있으며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 수도 사나에서는 지난달 14일 가장 많은 감염자를 기록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특히 내전 과정에서 병원 등 의료 시설 300여개가 손상을 입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 시설에서 의료·위생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지난 8개월 동안 급여조차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OCHA)은 콜레라 감염이 우기와 지역의 만성적인 영양부족 상황과 겹치면서 더욱 전염성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예멘의 2800만명 인구 가운데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만 1800만명이 넘으며, 이 가운데 700만명은 기아 위기에 놓여 있다.
옥스팜의 예멘 지역 담당자인 사자드 모하메드 사지드는 BBC에 “콜레라를 예방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내전이 계속되면 작업이 매우 어려워진다. 대규모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내전을 지원하는 서구 국가들이 공중보건을 위해 휴전에 들어가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해외 국가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예멘 내전은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연합군이 옛 예멘 정권을 복구하기 위해 2015년 3월 군사작전을 개시하면서 시작됐다. 미국과 영국은 이 연합군에 정보 및 병참 지원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있다. 내전 발생 이후 최소 8000여명이 숨지고 4500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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