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랠리 코스피] 하반기, '정건철'에 베팅하라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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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고점랠리를 이어가더니 2400선을 훌쩍 뛰어넘는 새 역사를 썼다. 상승장의 주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정보기술)·반도체주다. 하반기에도 상승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IT·반도체주의 강세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연일 최고가를 새로 쓰는 IT·반도체주는 왠지 만족스럽지 않다. 이를테면 삼성전자는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터라 가격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제 올 하반기를 이끌 저평가된 다른 종목을 찾는 투자자들은 싼 가격에 강세가 기대되는 ‘정건철’(정유·건설·철강)을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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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예상 하반기 주도주는 ‘정유·건설·철강’
올 하반기에는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반등하면서 정유주가 투자대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정유주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IT·반도체업종과 함께 코스피 랠리를 이끌어오다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실적과 주가가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한달 사이 유가가 회복되자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0.72달러(1.6%) 오른 배럴당 47.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말 배럴당 54달러선에서 지난달 말 42달러선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들어 47달러선을 회복했다.
유가와 정제마진이 반등하면서 정유주가 강세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되는 흐름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정유주의 실적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현 주가와 밸류에이션 여건은 저점매수의 기회”라고 말했다.
건설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까지 건설주의 주가 상승폭은 미미했지만 이달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며 하반기 주도주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8월 말 부동산 대책에 따른 불확실성 등 그동안 투자심리의 발목을 잡은 요인들이 머지않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건설주의 강세가 점쳐진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대책 발표 전까지 건설업종 주가는 상승세가 미미할 수 있으나 불확실성 축소와 정책 방향성 확인 등을 거치면 주가 강세가 예상된다”며 “주택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건설업종의 주가는 충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양호한 상반기 실적도 주가 상승을 지원한다. 지난 2분기 국내 5대 건설사의 총 영업이익 시장기대치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9200억원이다. 이처럼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은 건설주에 주목하며 저가매수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주도 유심히 들여다보자. 지난 2분기 실적개선으로 철강업종이 올 하반기에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코스피 철강·금속업종지수는 6.6% 올라 코스피 상승률인 1.4%를 상회했다.
철강주의 반등은 지난달 20일 이후부터다. 지난 5월 철근 등 봉형강 가격이 오른 후 지난달 열연강판 등 판재류 가격까지 오르면서 철강제품 가격이 급등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중국의 부동산 규제 등 긴축 우려 완화와 수요 개선 기대에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인상된 영향이다.
꾸준한 중국의 철강 수요도 철강업종의 주가 상승 요인이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투자 착공 규모가 지난해 대비 8배 증가하고 내년부터 중국 슝안신구 개발도 기대돼 중기적으로 철강수요를 견인할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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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GS건설·포스코’ 상승여력 충분
정유주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긍정적 요인이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중간배당을 결정했다”며 “올해 말 주당 배당금 8000원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은 4.7%”라고 말했다. 그는 “창사 이래 배당사례가 없었음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의 시작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하는 의견이 많다. 이에 KB증권과 현대차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와 목표주가 22만원을 유지했다. 지난 20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종가기준 17만2000원을 기록했다.
건설주 가운데는 GS건설이 주목할 만하다. 주택부문의 실적 개선세와 해외 현안 프로젝트 정상화 등으로 건설업종 내 이익 모멘텀이 가장 높아서다. 또한 주택부문이 이끄는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상반기 주택분양 1만6000세대를 완료해 목표 대비 60%를 달성한 상황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바레인 밥코, 보츠나와 복합화력발전소, 투르크메니스탄 디왁싱 프로젝트 등으로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 안정성이 확보된 가운데 매력도가 돋보여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GS건설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와 목표주가 4만5000원을 유지했다. 지난 20일 GS건설은 3만39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2년7개월 만에 30만원대를 찍은 철강 대장주 포스코도 올 하반기를 이끌 주도주로 꼽힌다. 지난 20일 장중 32만8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포스코가 이 같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통한 채산성 향상과 자체 구조조정을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수년간 연결기준 실적을 악화시킨 해외법인들의 실적이 지난해부터 크게 호전된 점도 힘을 보탠다. 포스코플랜텍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경영상태 역시 점차 정상화돼 포스코의 주가 상승에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IBK투자증권은 포스코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상당수 증권사들도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40만원대로 올리며 추가 상승을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8호(2017년 7월26일~8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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