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출/사진=이미지투데이
자동차 대출/사진=이미지투데이

시중은행이 캐피털사의 전유물이던 오토론시장에 뛰어들면서 적잖은 수익을 거둬 들이고 있다. 오랜 저금리 기조로 예대마진 등 수익성이 떨어져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전략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2조152억원에 달한다. 2015년 말 8000억원에서 1년8개월 만에 2.5배 커진 규모다. 


오토론시장은 2010년 신한은행이 '신한 마이카 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독식한 구조였다. 그러나 타 은행도 하나둘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점차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모바일 매직카 대출’을 선보였고 우리은행은 ‘위비 모바일 오토론’, KEB하나은행은 ‘원큐 오토론’, NH농협은행은 ‘NH간편 오토론’을 속속 선보였다. 다른 은행이 뛰어들면서 신한은행의 오토론시장 점유율은 2015년 말 88.7%에서 78.4%로 10% 넘게 떨어졌고 타 은행의 오토론 점유율은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수익성 높은 오토론, 중고차 대출까지 확대


시중은행이 오토론에 눈을 돌리는 데는 부실 위험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동차할부는 고객이 연체할 경우 은행이 모든 부실을 떠 안았는데 최근엔 시중은행이 서울보증보험에 보증료를 지불해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중고차거래가 활발해진 점도 오토론의 판매 증가에 한몫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내수판매는 전년대비 2.4% 감소한 반면 중고차시장은 3.1% 성장하면서 연간 평균 거래액은 30조원 규모로 커졌다.

정부의 중고차 관련 정책도 우호적이다. 올해부터 중고차를 구입하면 중고차 구입 금액의 1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도 중고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중고차대출은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연체율은 낮은 편”이라며 “영업점을 찾지 않고도 편리하게 오토론을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대출을 확대해 중고차대출시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는 금리인하 효과, 레드오션 우려도

시중은행 오토론 사업 진출에 자동차대출 고객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은행 오토론은 동일한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할부금융사 상품보다 연 0.4~1%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아 이자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또 중고차 할부금융에서 문제로 지적되던 취급수수료도 없애고 자동차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을 면제하는 등 고객 서비스도 확대됐다.

아울러 모바일에서 오토론을 이용하면 대출심사에 필요한 재직서류와 소득입증서류를 자동으로 반영해 고객은 간편하게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오토론시장 점유율을 뺏긴 캐피털, 카드회사들은 울상이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형 캐피털사는 저금리를 내세운 은행의 오토론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서다.

할부금융업계에선 금리경쟁력을 갖춘 은행과 자금 조달력을 지닌 완성차·수입차 전속 캐피털사가 오토론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서로 금리를 낮추는 이른바 출혈경쟁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시중은행이 오토론 판매를 확대하자 캐피털사들은 금리를 꾸준히 내리는 추세다. 신한은행이 첫 오토론 상품을 선보였던 지난 2010년 현대캐피탈의 신차 할부금리는 연 3.9~5.9%에서 올 들어 최저 연 2.5%까지 내려갔다.

캐피털사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은 여전히 딜러가 수수료를 받고 할부 금융사를 지정해주는 시스템이 보편화됐다”며 “은행이 오토론을 주요 수익원으로 가지려면 영업망과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 낮은 금리를 내세우는 전략만 강조하면 금융회사간 금리경쟁만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