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발 인사 태풍 예고… '뉴삼성' 밑그림 나온다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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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발 인사 태풍이 삼성을 강타할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건강문제와 재판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이끌던 권 부회장이 지난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새로운 선장 임명과 후속인사 등 역대급 사장·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급 사장·임원 인사 임박
16일 재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주요 계열사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중으로 대규모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에 그룹 차원에서 사장단 인사를 하고 이어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그룹 최고위 경영진이 연루되며 인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또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이듬해까지는 이 회장이 선임한 인사에 손을 댈 사람이 없어 최소한의 범위에서 소폭의 인사만 단행됐다. 몇년간 제대로된 인사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사장·임원급 고위인사의 인사적체도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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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퇴를 선언한 지난 1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계양대에서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스1 |
이런 가운데 권 부회장마저 사퇴를 선언하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계열사 전반에 인사 도미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대대적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권 부회장은 사퇴 배경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산업의 속성을 감안해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새로운 삼성을 위해 젊은 경영진이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 관계자는 “권오현 부회장의 사임으로 후속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전자 계열사의 경우 권 부회장이 내년 3월까지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지만 핵심 부문인 DS(부품)부문 수장 자리에서는 바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미전실 대체 컨트롤타워 나올까
대대적 인사와 조직개편 과정에서 경영전략 수립 및 계열사간 업무조정 역할을 하던 미전실과 유사한 컨트롤타워가 새로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미전실 해체로 잠시 삼성에서 떠났던 미전실 출신 고위임원이 속속 복귀하고 있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전실 전략1팀 소속이었던 김용관 삼성전자 부사장과 권영노 삼성물산 부사장이 지난주 삼성전자와 삼성SDI로 복귀했다. 또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팀장(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에선 일부 미전실 인사의 현업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미전실처럼 권한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 형태가 아닌 권한과 책임을 모두 가진 새로운 형태의 컨트롤타워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실질적 총수 역할을 맡은 이후 강조한 뉴삼성 밑그림은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부회장은 스타트업 삼성, 실리추구, 이사회 중심 투명경영으로 요약되는 새로운 형태의 삼성을 강조했다. 이를 실행할 적임자들이 이번 대규모 인사에서 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삼성의 쇄신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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