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분노폭발 '실검 마케팅'… "사실상 여론조작"
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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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메프 |
최근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유통업체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업체들이 특정 시간대에 잇달아 할인행사 마케팅을 펼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이 덕분에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해당 유통업체가 하루 종일 노출됐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물량을 판매하는 이 방식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유통업체는 자사의 홈페이지로 소비자를 유도해 추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얼핏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이라는 인상을 받지만 이에 반발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매 시간 50% 쿠폰… 단 실검 입력 후 접속 때만
최근 가장 활발한 ‘실검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은 위메프다. 위메프는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위메프 반값 특가 행사를 진행했다. 이 이벤트는 매 시간 선착순 1만명에게 50% 할인쿠폰을 지급했는데 쿠폰을 얻기 위해서는 검색엔진에서 ‘위메프 반값특가’를 검색한 후 위메프 링크에 접속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때문에 행사 첫날 ‘위메프 반값특가’는 하루종일 실검 1위에 올랐다.
최근 위메프는 ‘야민정음’이라는 한글파괴 신조어와 실검마케팅을 결합한 ‘읶메뜨’ 마케팅을 진행해 논란을 낳았다.
실검마케팅은 상품, 쿠폰을 지급하는 대상과 할인율에 조건을 달아 실제 모든 고객이 혜택을 얻을 수 없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낚시마케팅”이라고 분노섞인 반응을 내놓는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박모씨(37)는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제품은 아무리 빨리 접속해도 전량 매진이다”며 “이런 행사는 유독 위메프에서 많이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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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블리 홈페이지 캡처 |
일부 사용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특정 유통업체의 명칭이 등장하면서 주요 정보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한다.
경기 평택시에 사는 B씨(33)는 “주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시간별 주요 내용을 찾아보곤 하는데 최근 포털사이트 실검을 활용한 마케팅 때문에 다른 소식이 밀려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매일 3000만명 이상이 보는 실검순위가 특정기업의 광고판으로 사용되는 것은 우려할만한 사안이지만 포털업계는 어쩔수 없다는 반응을 내세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검색어 순위는 (사측이) 임의로 조작하지 못한다”며 “개인정보, 불법, 음란 등의 소지가 있는 경우에만 실검 등장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실검마케팅 방식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전문가 C씨는 “포털의 실검장악 방식은 검색독려-검색량 증가-실검순위장악 등의 프로세스로 정치인과 인기인 팬클럽의 전유물이었다”며 “이는 여론조작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포털사이트 자체 또는 정부차원에서 실검을 마케팅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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