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거품 논란에도 건설 대장주 될까
[머니S리포트] M&A에 IPO까지… 몸집 키우는 대형건설업체들 ③ - 정의선 경영권 승계 실탄 확보?
노유선 기자
19,374
공유하기
편집자주
국내 건설업계의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활발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사업부문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도 커졌다. 기업별로 보면 M&A와 IPO의 이유나 목적은 각각 다르다. 2021년 최대 M&A로 기록된 대우건설과 중흥그룹의 결합은 외환위기 후 21년째 제대로 된 주인을 못 찾던 대우건설의 재도약이 될지 기대를 모은다. 업계 3위 GS건설은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전신인 LG그룹의 건설 계열사를 편입하기로 밝혔다. 이는 LG그룹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IPO는 친환경사업 확대라는 명목하에 그룹 총수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재계 10위권 모그룹들의 경영난으로 각각 사모펀드와 중견기업에 매각된 두산건설,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의 운명도 관심사다.
![]() |
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의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업종 대장주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
(3) 현대엔지니어링, 거품 논란에도 건설 대장주 될까
(4) 두산건설·HJ중공업, 재계 10위권 모그룹 간판 뗀 설움 털고 재도약할까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의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업종 대장주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2월 상장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약 13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이는 사측이 내놓은 희망 공모가 상단(7만5700원)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시공능력평가 10위의 SK에코플랜트(이하 SK에코)도 1년 후인 2023년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혔다. 오래전부터 IPO 의지를 보여왔던 SK에코는 몸집을 불리기 위해 인수·합병(M&A) 가속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들 대기업의 시장은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위 ‘톱10’ 건설기업 중 상장회사는 삼성물산(1위) 현대건설(2위) GS건설(3위) 대우건설(5위) DL이앤씨(8위) HDC현대산업개발(9위) 등 6곳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의 상장 후엔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을 제외한 8개 업체가 상장사가 된다. 이뿐 아니라 현대엔지니어링은 최대주주인 현대건설보다 많은 시가총액을 갖게 되고 톱10 가운데 주가가 가장 비싼 DL이앤씨보다도 높은 주가를 기록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시가총액 1위… 거품일까
현대엔지니어링은 IPO 목적에 대해 경영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이고 친환경 에너지사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론 공모 자금을 이산화탄소 처리 자원화 플랜트 건설·운영, 폐기물 소각·매립시설 운영 등에 쓸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배구조를 볼 때 이번 IPO의 목적은 모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분 승계를 위해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12월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5만7900~7만5700원이다. 이를 반영한 시가총액은 4조6300억~6조500억원으로 추정된다. 희망 공모가 최상단 가격을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의 시총 5조5000억원보다 많은 규모가 된다. 그만큼 건설업종 내 시총 1위의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IPO 후엔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무엇보다 회사 영업이익률에 비해 시총이 지나치게 높아서다. 2021년 3분기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률은 5.06%로 DL이앤씨(14.33%) 삼성엔지니어링(7.96%) GS건설(7.01%) 등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업계에서 추정하는 공모가는 최대 13만원이었다”며 “그에 비해 희망 공모가가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 그룹 지배력 강화될까
![]() |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배구조를 볼 때 IPO의 목적은 모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분 승계를 위해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그래픽=김은옥 기자 |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IPO 이후 주식 534만주를 매각할 경우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그룹 지주사 격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늘릴 수 있다. 현재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0.32%밖에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현실화되더라도 정 회장이 확보할 수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은 2%에도 채 못미친다. 따라서 다른 활용 방안도 나올 수 있다.
상장이 그룹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상장사의 경우 그룹 총수 일가에 높은 배당을 통해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과거 합병 이전 현대엠코에서부터 초고배당을 실시해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근 3년간 현금배당성향과 총배당금은 ▲2018년 30.41%·869억6400만원 ▲2019년 36.35%·1087억500만원 ▲2020년 63.25%·1087억500만원 등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상장사인 현대건설의 같은 기간 현금배당성향은 ▲14.60% ▲16.41% ▲54.67% 등이었음을 감안할 때 훨씬 높다. 특히 2019년과 2020년 현대엔지니어링의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 이상 감소했음에도 배당은 더 늘어났다.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을 매각할 경우 앞으로 이 같은 배당금 확보는 어려워진다.
상장사인 현대건설의 같은 기간 현금배당성향은 ▲14.60% ▲16.41% ▲54.67% 등이었음을 감안할 때 훨씬 높다. 특히 2019년과 2020년 현대엔지니어링의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 이상 감소했음에도 배당은 더 늘어났다.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을 매각할 경우 앞으로 이 같은 배당금 확보는 어려워진다.
SK에코 IPO 목적은
SK에코는 IPO에 앞서 친환경사업을 강화하며 관련 업체들에 대한 공격적인 M&A를 하고 있다. SK에코 관계자는 상장 목적에 대해 "시장에서 객관적인 기업가치를 평가 받고 환경·신재생에너지 등 탄소중립 실현 사업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회사는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며 친환경·신재생 에너지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했다. 5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엔 M&A 전문가인 박경일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진을 교체했다.
일각에선 수익성이 높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등 주택사업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회사 측은 이에 대해선 부인한다. SK에코 관계자는 “환경·에너지 솔루션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주택사업 규모는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며 친환경·신재생 에너지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했다. 5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엔 M&A 전문가인 박경일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진을 교체했다.
일각에선 수익성이 높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등 주택사업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회사 측은 이에 대해선 부인한다. SK에코 관계자는 “환경·에너지 솔루션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주택사업 규모는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