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의 구본길/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펜싱의 구본길/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4연속 금메달에 도전한 펜싱의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과 요트의 하지민(34?해운대구청)이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성적이지만 새로운 기록에 도전했던 둘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결과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구본길과 하지민은 각각 금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안게임 최초로 3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저우 대회가 1년 연기된 상황에서도 묵묵히 땀을 흘리면서 쉽게 달성할 수 없는 4연속 금메달 획득에 도전할 자격을 획득했다. 만약 4연패를 달성한다면 무려 17년 동안 자신의 종목에서 아시아 정상을 유지한다는 증표이기 때문에 의미가 컸다.


하지만 둘 모두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면서 끝내 4연속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먼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정상에 올랐던 구본길은 이번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구본길은 결승전에서 대표팀 후배 오상욱(대전광역시청)과 맞대결을 펼쳐 7-15로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대기록을 놓쳤지만 표정은 밝았다. 경기 후 구본길은 "후배 (오)상욱이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내가 4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 만큼 기쁘다"면서 "개인전 4연속 우승에 도전한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덤덤히 말했다.


개인 4연속 우승이 무산된 구본길은 이제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구본길은 아시안게임에서만 5개 금메달을 수집, 수영 박태환과 펜싱 남현희(이상 6개)의 한국인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을 추격 중이다. 남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한편, 구본길은 일찌감치 3년 뒤 2026년 나고야 대회에도 출전 의지를 보였다. 그의 도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요트의 하지민. (대한요트협회 제공)
요트의 하지민. (대한요트협회 제공)


요트 1인승 딩기 레이저급의 하지민도 아쉽게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민은 11차 레이스까지 벌점 33점을 받아 선두 라이언 로(싱가포르?벌점 26점)에 이어 2위를 마크 중이었다. 27일 펼쳐지는 메달 레이스(최종 경주)에서 역전이 가능했다.

1인승 딩기 레이저급은 총 12차례의 레이스를 펼쳐 경주 별로 순위에 따라 벌점을 부과하는데, 성적이 좋을수록 벌점이 적다. 1위가 벌점 1점인 식이다. 메달 레이스로 불리는 마지막 12차 레이스는 벌점이 2배로 부여된다.

마지막 메달레이스에서 하지민이 1위를 차지하고 로가 5위 이하의 성적을 내야하는 쉽지 않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역전 우승이 가능했으나 어쨌든 경우의 수는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 일대에 바람이 약해 요트 경기 진행이 불가능, 메달 레이스는 진행되지 않았다. 대회 전 규정에 따라 하지민은 마지막 역주를 펼치지 못하고 11차 레이스 종료 후 순위인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와 함께 다시 주어지기 힘든 대회 4연속 금메달의 꿈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