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이근표 베페 대표 "K육아용품 수출길 연다"
베이비페어로 국내 임신·출산·육아용품 생태계 키운 시장 개척자
"베페와 함께 마음 편히 아이 낳고 키울 수 있는 세상 되길"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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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베페 가신 분? 사람 많은가요?" "출산예정맘들 베페 쇼핑 리스트 알려드릴게요" "베페에서 유모차 질렀어요"
매년 2월과 9월이면 엄마들 커뮤니티와 인플루언서들의 블로그는 '베페' 이야기로 들썩거린다. 실시간으로 동시에 몇 건씩 베페 이야기만 올라올 때도 있다. 대일밴드나 스카치테이프처럼 이제는 보통명사가 된 베페는 임신·출산·육아용품 전시회를 뜻하는 '베이비페어'의 줄임말이다.
전국적으로 매년 80여개, 수도권에서만 20~30개의 전시가 베이비페어라는 이름을 달고 열린다. 박람회 수만 보면 저출산 시대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만큼 베페는 엄마라면 한번쯤 꼭 가봐야 할 축제의 장이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이만 낳아라. 나머지는 베페가 키워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밀레니엄 베이비와 함께 탄생한 '원조' 베이비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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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표 베페 대표는 이처럼 전국적으로 성행하는 베이비페어 시대의 문을 연 주인공이다. 그는 1991년부터 10년간 전자신문사에 근무하면서 각종 IT전시회, 국제 컨퍼런스를 기획·진행하며 1990년대 IT붐을 이끌었다. 국제구제금융(IMF) 사태가 터지면서 모두가 밥벌이 문제로 고심할 때 홀연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플러스'라는 전시 회사를 차렸다.
"어떤 전시를 할까 고민하다가 사람의 라이프 사이클을 들여다보게 됐어요.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모든 삶의 여정과 전시를 연결지어 살펴봤죠. 유아교육전부터 장례문화전까지 다 있었는데 '임신·출산'이 없더군요. 마침 그 무렵 급여 지급 시스템이 '봉투'에서 '통장'으로 넘어가던 시기이기도 했어요. 여성이 돈을 쓰는 시대가 온 거죠."
이 대표는 곧장 임신·출산·육아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 이름도 직접 지었다. '임신출산육아 박람회'가 길고 복잡하다는 생각에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도 쉬운 '베이비페어'라는 단어를 썼다. 그렇게 해서 2000년, 밀레니엄 베이비와 함께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최대규모의 '원조' 베이비페어가 탄생했다.
당시만 해도 출산용품에 대한 개념이나 니즈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이 대표는 전시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첫 전시를 끝낸 뒤에는 신혼 때 마련했던 아파트까지 팔았다. 다행인지 필연인지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3회차부터 전시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는 봄, 가을로 나누어 연간 2회씩 전시를 열만큼 기업과 관람객의 반응이 좋았다. 엄마들 사이에서 전시회가 '베페'로 통하며 큰 붐이 일자 사명도 베페로 바꾸었다.
공격적인 투자로 선도적인 전시 콘텐츠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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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까지 베페 베이비페어는 매회 10만명에 이르는 관람객이 찾는 대규모 전시로 성장했다. 참가 업체와 용품도 초창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전시 초기만 해도 대기업 제품과 수입 제품이 주류를 이뤘지만 이제는 매회 기발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무장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전시가 성황을 이루자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박람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유사 전시가 많아지며 파이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그만큼 베이비 관련 시장이 커지고 여러 국내 기업이 성장하게 된 것에 이 대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베페 베이비페어가 이처럼 영향력 있는 전시로 자리 잡게 된 데는 이 대표의 탁월한 경영수완과 공격적인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 베페 베이비페어는 단순히 기업과 판매자, 소비자를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전시 자체가 모두에게 축제의 장이 되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매번 실소비자들로 평가단을 구성한 뒤 집단 심층면접(Focus Group Interview)을 실행해 운영에 적극 반영, '엄마들이 만들어가는 전시회'가 되도록 했다. 국내 우수 기업들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콘퍼런스 개최, 비즈니스 라운지 운영,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직전인 35회 전시에서는 수출 상담액 1억7938만달러(약 2390억원), 계약액 4218만달러(약 562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가장 빛나는 부분은 선도적인 콘텐츠 개발과 진행이다. 웹사이트와 전용몰 운영부터 모바일앱 출시, '베페TV' 출범과 함께한 라이브 쇼핑 방송, 유튜브 채널 운영,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매거진 베페 & 쿠폰북' 발행, 전시 현장 육아버스킹, 아티스트 컬래버 등 동종업계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콘텐츠를 가장 먼저, 혹은 유일하게 진행했다. 모두 수익보다는 소통에 중점을 둔 투자였다.
24년차 45회 장수 전시회… 혁신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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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페 베이비페어는 올해 2월 45회차를 맞았다. 이번에도 국내외 임신·출산·육아·교육 관련 350여개 브랜드가 전시에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2021년 사이 전시가 3번이나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 대표의 혁신은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새롭게 '베페 이노베이션 어워즈'를 개최했다. 전시회 출품 제품을 대상으로 혁신성, 안정성, 디자인, 시장성, 편의성,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시상하는 행사다. 올 하반기에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출산·저출생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이 힘을 합쳐야죠. 중견기업이나 강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베이비 시장에 좀 더 투자하면 어떨까요? 엄마와 아기들을 위한 새로운 공간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베페가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이근표 베페 대표 프로필
1960년 출생
배재고등학교 졸업
경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졸업
탐라대학교 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졸업
베페 대표이사
전시주최자협회 수석부회장
2018 전시산업발전대상 우수브랜드 대상 수상
2013 제50회 무역의 날 산업포장 수상
1999 e플러스 창업(2011년 '베페'로 사명 변경)
1991 전자신문 사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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