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수요예측 결과 이미지. /그래픽=김은옥 기자
LG CNS 수요예측 결과 이미지. /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IPO 시장의 대어 'LG CNS'가 수요 예측을 마치고 공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40년 가까운 업력을 내세워 시장 불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해외 자금의 미진한 움직임은 고민거리다. 국외 투자 자금이 받쳐주지 않으면 상장 이후 모멘텀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정치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투자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9~15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이는 희망 범위(5만3700~6만1900원) 상단에 자리 잡으며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을 마무리하며 최종 공모가를 6만1900원으로 확정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2059곳이 참여해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모인 자금은 약 76조원이다. 상장은 무리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고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의 2배 상승)'을 기록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도 높다.


문제는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저조하다는 데 있다. LG CNS는 수요예측에서 전체 물량의 70~80%를 국내 기관투자가에 배정할 예정인데 해외 기관의 주문은 전체 수량의 3% 수준이다. 일정 기간 주식을 유지하는 보호예수를 원한 해외 기관도 15곳에 불과하다. 국내 증시 대형 IPO 기업의 해외 기관 주문 비중이 1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해외 수요는 부진했다는 시각이 많다.

해외 투자자의 참여 부족은 단순히 IPO 단계의 문제를 넘어 상장 이후 LG CNS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적정 평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시사한다. 공모 이후 적정 시가총액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선 해외 자금 유입이 필요한 만큼 이번 결과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과 무관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양극 정치 세력의 대립이 최고조에 달하며 국내 정치 환경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비춰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을 구치소에 구속한 이후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산업정책과 규제 방향성이 불투명해졌고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것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경제의 안정성을 주목하는 만큼 정치적 혼란은 한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변수로 지적된다.

LG CNS 상장은 단순히 공모가와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IT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DX)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으려는 LG CNS는 해외 투자자의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 환경이 혼돈에 빠져 있어 환율 역시 치솟아 해외 자금을 유인할 동력이 떨어진다"며 "LG CNS도 태생이 SI 기업인 만큼 수익성을 담보할 만한 카드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21일과 22일 사이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을 실시한다. 청약은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