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상장유지 조건을 시가총액 500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나미의 시가총액이 해당 조건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서 진행된 협업 공간. /사진=모나미
금융위원회가 상장유지 조건을 시가총액 500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나미의 시가총액이 해당 조건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서 진행된 협업 공간. /사진=모나미


'펫·뷰티' 눈 돌렸지만… '상폐 강화' 속 타는 모나미 오너가


모나미가 금융위원회에서 강화하는 상장유지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모나미는 문구시장 침체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펫 사업과 화장품 사업 쪽으로도 눈을 돌렸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는 2029년까지 코스피 상장유지 조건을 시가총액 500억원·매출액 3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일 종가기준 모나미의 시총은 396억원으로 강화되는 조건을 밑돌고 있다. 매출은 매년 1000억원 이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상장유지를 위해서는 매출과 시가총액 기준을 모두 맞춰야 한다.

모나미는 국내 문구업계에서는 1위지만 사무 자동화와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문구시장이 침체하며 성장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나미의 최근 매출은 ▲2021년 1322억원 ▲2022년 1495억원 ▲2023년 1415억원 ▲2024년 3분기 누적 988억원(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 등이다. 영업이익은 2021년 51억원, 2022년 63억원이었으나 2023년 적자전환하며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은 149.3% 커졌다.


모나미 관계자는 시가총액 제고 방안에 대해 "모나미는 해당 사안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관련법규 개정과 적용 시기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개정안에 따르면 해당 사안은 2028년 이후에 적용되며 당사는 수익성 증대에 지속 노력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내 문구 업계 1위 모나미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은 모나미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문구 업계 1위 모나미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은 모나미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펫·뷰티 뛰어들었지만… 성과는 '미미'

모나미 창업주 고 송삼석 명예회장의 아들 송하경 현 모나미 회장은 애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모나미는 2022년 4월 한국애견연맹 총재로 선출되기도 한 송 회장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펫사업에 진출했다.

모나미는 1999년엔 애견훈련소 '모나미랜드'를, 2001년엔 애견용품 쇼핑몰 '모나미펫'을 각각 설립했다. 모나미랜드는 2015년 말 청산 후 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있는 티펙스(T-Pex)에서 운영하고 있다. 티펙스는 송 회장의 아들인 송재화 상무가 지분을 50% 보유하고 있는 물류·화물운송 회사다. 문구판매와 이천시 승마스쿨도 운영한다. 모나미 측은 티펙스에 대해 "해당 회사는 모나미 본사 문구사업부와 무관한 타 회사"라고 설명했다.


모나미가 새로 기회를 발굴하고 있는 사업은 화장품 사업이다. 모나미는 2022년 색조화장품 생산공장과 물류창고를 짓고 2023년 설립한 '모나미코스메틱'을 통해 뷰티사업에 진출했다. 60년 넘게 필기구를 만든 경험을 아이라이너와 아이브로우 등 펜슬 타입 색조 제품을 만드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사업에 적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모나미코스메틱의 물류센터 운영은 티펙스가 맡고 있다.

모나미코스메틱은 아직 큰 성과는 못 내고 있다. 2023년 매출은 3억원, 당기순손실은 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19억원, 당기순손실은 74억원이다.

사업 초반 모나미코스메틱은 송 회장의 동생인 송하윤 모나미 사장이 대표를 겸직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모나미 연구소를 총괄해 온 김경조 최고기술책임자가 대표를 선임하며 화장품 사업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