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22일 서울 남부 지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연쇄살인마 정남규가 체포됐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정남규가 현장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티캐스트 유튜브 캡처
2006년 4월22일 서울 남부 지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연쇄살인마 정남규가 체포됐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정남규가 현장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티캐스트 유튜브 캡처


2006년 4월22일 연쇄 살인마 정남규가 붙잡혔다. 정남규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소재 주택에서 자고 있던 20대 남성을 습격했으나 제압당해 체포됐다. 정남규는 호송차 안에서 "1000명은 죽였어야 했는데 아깝다"고 중얼거렸다.


약 2년 동안 서울 남부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쇄살인마 정남규는 결국 검거됐다. 정남규는 돈이나 원한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 오직 살인 그 자체를 목적으로 움직였다. 정남규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자체를 즐겼으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유영철은 나보다 한 수 아래"… '쾌락 살인마' 정남규의 범행

연쇄살인마 정남규가 13명을 죽이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끝에 검거됐다. 사진은 체포된 정남규의 모습. /사진=채널A WORLD 유튜브 캡처
연쇄살인마 정남규가 13명을 죽이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끝에 검거됐다. 사진은 체포된 정남규의 모습. /사진=채널A WORLD 유튜브 캡처


정남규는 범행 기간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정남규는 경찰 조사와 법정에서 모험담이라도 되는 듯 자신의 범행을 과시했다. 정남규는 "죽이고 싶은 살인 충동이 올라와 참을 수 없다" "피 냄새가 향기롭다" "이 안에서 성취감 같은 게 쫙 다가온다" "불을 지르면 활활 타는 그 기분처럼 막 흥분되고 그런다" 등 발언을 스스럼없이 내뱉었다.

정남규는 2004년 1월14일 경기 부천시 한 놀이터에서 남학생 2명을 성추행한 후 살해했다. 첫 살인을 저지른 정남규는 본격적으로 범행을을 시작했다. 정남규는 첫 범행 이후 약 2주 만에 다음 살인을 저질렀다. 몸집이 작았던 정남규는 주로 자신보다 약한 여성 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 살인, 방화, 성폭행 등 많은 범죄 행위를 일삼았다.


정남규는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연쇄살인마 유영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남규는 유영철이 벌인 것으로 알려진 살인을 자신이 한 범행임을 자백하며 "내가 열심히 그 추운 겨울에 범행했는데 유영철이 자기 범죄라고 자랑해 너무 화가 났었다"며 "유영철은 나보다 한 수 아래다. 그 점을 알아 달라"고 강조했다.

정남규 수사에 참여했던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정남규는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것에 관심이 없고 살인 충동만 가득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정남규는 살해 과정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았다"며 "(정남규는) 자신이 범행한 장면을 설명할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 충족감을 느끼더라"고 설명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희대의 악마' 정남규의 마지막 살인

연쇄살인마 정남규가 교도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정남규가 현장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티캐스트 유튜브 캡처
연쇄살인마 정남규가 교도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정남규가 현장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티캐스트 유튜브 캡처


1969년 전북 장수군에서 태어난 정남규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당했다. 심지어 정남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 아저씨로부터 성폭행당하기도 했다. 이 여파로 정남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다. 고등학생 때는 학교 폭력과 따돌림에 시달렸고 군대에서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이후 정남규는 반사회적인 성격을 가지게 됐다.


결국 괴물이 된 정남규는 범죄자의 길을 걸었다. 약 1년 동안 재판을 받은 정남규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정남규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을 못해 답답하고 우울하다"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 등 망언을 이어갔다.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감된 정남규는 살인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결국 정남규는 형이 집행된지 약 2년7개월 만인 2009년 11월21일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하며 마지막 살인을 저질렀다. 정남규는 유족에게 사과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