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박여숙 간섭 이경노 백동(白銅) 공예전' 포스터(박여숙화랑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박여숙화랑은 오는 6월 13일까지 '두 번째 박여숙 간섭 이경노 백동(白銅) 공예전'을 개최한다. 7년 만에 열리는 이경노 작가의 개인전이자 박여숙과의 두 번째 '간섭 프로젝트'다.


40여년간 전통 금속공예에 매진해 온 이경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 기술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조형 실험을 선보인다. 특히 백동 공예 작품은 구리에 니켈을 합금한 희귀한 금속으로, 조선 후기 생활용품에 사용되었으나 현대에는 제작이 어려운 소재다.

'간섭자' 박여숙화랑의 박여숙 대표는 한국 전통 미감의 현대적인 소통에 주목한다. 그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확장된 조선 공예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한국 미학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이경노 작가와 함께 형태, 구조, 문양, 기술, 문화적 배경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조선시대 모티프에 현대적인 감성을 불어넣은 작품을 전시한다.


이경노_백동 선각 희자문 팔각함(白銅 線刻 囍字文 八角函) 24.6 x 24.6 x 9(h) cm ?2025.이경노.All rights reserved. (박여숙화랑 제공)


이경노 작가는 1987년 국가 지정 문화재수리기능자로 지정됐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조선시대 백동 공예품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조선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낸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는 전통 금속공예의 현재적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시도다.

이경노 작가는 1970년대 고가구 공장에서의 경험을 시작으로, 서울시 무형유산 입사장 최교준 선생 문하에서 전통 금속 기술을 배우며 장인 정신을 함양했다. 이후 문화재 복원 분야에서 활동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작업은 전통 기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창의적인 재해석을 시도하며 독창적인 가치를 지닌다.


박여숙 대표의 '간섭 프로젝트'는 이경노 작가에게 새로운 조형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여숙 대표의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이경노 작가의 뛰어난 기술력이 융합된 작품들은 전통 기물의 형태와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키고, 백동이라는 전통 재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경노_백동 선각 희자문 함(白銅 線刻 囍字文 函) 14.1 × 21.8 × 11.3(h) cm ?2025.이경노.All rights reserved. (박여숙화랑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백동이라는 견고한 소재를 활용하여 조형미와 기술적 완벽성을 동시에 구현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경노 작가는 백동의 은은한 색감을 살리면서, '조이' 기법으로 한글과 한자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문양을 새겨 넣었다. 이는 조선 후기 한글 문양의 가능성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단순히 조선시대 공예품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쓰임이 사라진 전통 유물을 모티프로 하되, 전통 기술과 현대적인 조형 감각을 융합하여 한국 금속공예의 미학적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창의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이는 ‘간섭 프로젝트’라는 협업 구조 안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며, 한국 전통 공예의 현대적인 계승과 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두 번째 박여숙 간섭 이경노 백동(白銅) 공예전' 전시 전경. 박여숙 대표(왼쪽)와 이경노 작가. ⓒ 뉴스1 김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