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뒤면 또 무슨 일이"…대중 관세 유예에 美기업 주문 폭주
"중국 공장에 제품 출하 지시"…"30%도 너무 높아, 생산 이전 추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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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90일이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요."
미국과 중국이 관세 부과를 일시 유예한 틈을 타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상품을 서둘러 사들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성사된 양국의 고위급 협상 결과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90일간 낮추기로 했으며 관세 유예 기간 추가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랜 기간 관세 부담에 발이 묶였던 기업들은 이번 관세 유예를 반겼다. 주방가전 제조업체 샤크닌자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바로카스는 합의 소식을 접하자마자 중국 공장에 대기 중이던 제품들을 미국으로 출하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관세가 발효되기 전에 수백 개의 컨테이너가 대기하고 있었다"며 "이제 배에 실을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다만 바로카스는 "이번 관세 유예는 기업에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라면서도 "90일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아직 모른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오토바이 헬멧용 헤어넷을 제조하는 하이테일헤어의 공동 창업자 제니퍼 버치는 "남편이 합의 소식을 알려줬을 때 정말 반가웠다"며 "중국에 대기 중인 4000개의 제품을 가능한 한 빨리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비용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다. 가정용품 제조업체 허니캔두의 CEO 스티브 그린스폰은 "평소 같으면 30% 관세도 끔찍한 소식이지만, 145%와 비교하면 환상적인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과 낮은 수익률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크닌자를 포함한 일부 기업들은 이미 공급망을 중국 외 지역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만 해도 이 회사는 그릴과 청소기, 전기주전자 등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했으나 트럼프 1기 당시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오르면서 캄보디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제조 시설을 옮겼다.
바로카스는 "올해 7월까지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90%가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미국 내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지만,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필 제조사인 머스그레이브 펜슬의 스콧 존슨 대표 역시 중국산 슬랫(연필의 나무 부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얇은 나뭇조각)에 대한 관세가 여전히 60%에 달한다며 베트남으로 생산을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산 슬랫에 대한 관세는 13%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존슨은 "공급망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진행 중이며, 이를 되돌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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