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내달 베네치아서 2박3일 초호화 재혼식…뿔난 주민들
6월 24~26일 예정…윈프리·디카프리오 및 트럼프 일가 등 유명인 대거 초대
'과잉 관광' 몸살 앓는 베네치아 지역사회서 뒷말…"관세 매겨라" 조롱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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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내달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 '과잉 관광'(overtourism·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베네치아 시 당국이 나서서 식을 유치한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 CEO는 약혼자 로런 산체스와 다음 달 24~26일 사흘에 걸쳐 베네치아에서 결혼식을 진행한다. '역사상 가장 비싼 이혼'으로 화제를 모은 전처와 헤어진 뒤 갖는 두번째 결혼이다.
베이조스는 이번 재혼을 위해 초호화 호텔 5곳과 자신의 초대형 요트를 세울 선착장까지 예약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도메니코 돌체가 베이조스의 결혼식을 기획했고, 오프라 윈프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재계 인사들 200여 명이 초대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도 초청장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베네치아 시장이 나서서 베이조스 결혼식으로 도시가 수백만 유로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2014년 배우 조니 클루니의 베네치아 결혼식 당시 좁은 골목길이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차고 운하가 봉쇄돼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게다가 베네치아는 최근 몇 년 새 홍수 피해와 과잉 관광 문제가 겹치면서 몸살을 앓아 왔다. 도시 관리가 어려워지자 급기야 작년부터는 당일치기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부과하고 있다.
현지 주민 마태오 세키는 "누구든 베네치아에 오는 걸 환영한다"면서도 "우리가 언짢은 건 부자가 온다고 허리를 굽히는 거다. 우리 스스로 도시를 최고 입찰자에게 파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네치아 청년들이 과잉 관광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든 단체 '베네치아는 디즈니랜드가 아니다'(VND)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베이조스의 결혼식으로 시끌벅적하다.
한 회원은 미국의 최근 관세 전쟁을 빗대 "유럽이 베이조스의 결혼식에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농담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베네치아는 이미 매주 큰 문제 없이 행사와 쇼가 열리는 무대"라면서 "도시의 취약성과 특수함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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