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증시가 22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동반 매도에 밀리며 급락했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재정 불안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덮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625.58)보다 10.92포인트(0.42%) 내린 2614.66에 출발한 뒤, 장 내내 하락폭을 키워 2593.67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31.91포인트(1.22%) 급락하며 26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832억원, 기관이 432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홀로 94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이 이날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트럼프의 감세안 통과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까지 겹치며 복합적인 불안요인이 증시에 반영됐다"며 "미 10년물 금리는 4.5%를 돌파했고, 30년물은 5.0%를 상회하며 금리 부담이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업종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섬유(2.38%), 전기·가스(0.88%), 의료정밀(0.56%) 등 일부 방어적 업종만이 소폭 상승했다. 반면 기계(-2.71%), 금속(-1.75%), 전기전자(-1.54%) 등은 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부진했다. 삼성전자(-1.80%) SK하이닉스(-1.80%) 삼성바이오로직스(-1.82%), LG에너지솔루션(-1.08%), 현대차(-2.98%) 등 주요 대형주들도 줄줄이 내렸다.

코스닥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닥은 720.96에 개장해 717.67에 마감, 전일 대비 5.95포인트(0.82%)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1억원, 575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은 116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등락이 엇갈렸다. HLB(0.95%), 에코프로(0.73%), 펩트론(0.96%) 등 일부 종목이 상승한 반면, 알테오젠(-0.77%), 레인보우로보틱스(-1.48%), 휴젤(-2.73%) 등은 하락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세, 환율, 미국 재정 우려 등 대외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 부진으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며 "현 지수대에서의 매물 소화 과정이 좀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