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탁구 국가대표 서효원이 계속 도하에 남은 까닭
동료들 스파링 파트너로 훈련 함께 해
관중석에선 응원하며 힘 보태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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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 태극마크를 반납한 서효원(한국마사회)이 2025 카타르 세계도하선수권에서 동료들의 훈련을 도우며 여전히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효원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카타르대학교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레아 라코박(크로아티아)에 게임 스코어 2-4로 패배, 탈락했다.
이번 대회를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여정이라고 예고했던 서효원에겐 이 경기가 국가대표 은퇴전이 된 셈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어 온 약 30년 동안의 탁구 인생을 마무리하게 된 서효원은 경기 직후 눈물을 흘리며 "내가 좋아하는 탁구를 최대한 오래 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고 말해 긴 여운을 남겼다.
서효원의 경기 일정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국가대표 생활이 마무리된 건 아니다.
여전히 대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효원은 다음 경기를 앞둔 '생존자'들의 스파링 파트너로 계속 훈련장으로 출퇴근한다. 서효원 등 모든 선수단은 대회가 종료되는 26일 다 함께 귀국한다.

동료들이 상대해야 할 선수의 스타일에 맞게 공을 받아주고, 공략법 등을 함께 고민하고, 경기가 열리면 관중석으로 올라가 있는 힘껏 응원해 주는 게 서효원의 역할이다.
서효원은 "선수들이 경기 준비할 때 필요하면 파트너가 돼 주고, 공도 대신 주워주며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기가 있을 땐 계속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해서 오히려 널널하다. 탈락한 지금이 더 바쁘다"며 웃었다.
22일에도 서효원은 아침 일찍부터 훈련장에 나와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이날의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갈 예정이다.
서효원은 "은퇴가 슬슬 실감은 난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아직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나도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다 같이 힘을 모아서 대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끝났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말했다.

서효원뿐 아니라 박가현(대한항공) 등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남은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지원한다.
대표팀 '막내' 박가현은 "내 경기가 다 끝났지만 다음 경기 있는 언니들을 도와주고, 나도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가현 역시 동료들의 경기 상대가 돼 구질 대비와 컨디션 관리 등을 물심양면 돕고 있다.
이번이 처음 세계선수권인 박가현에게는 이 시간도 뜻깊다. 그는 "(대회 막바지임에도) 연습할 때부터 집중력이 좋고, 파이팅을 넣는 등 계속해서 활기찬 분위기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배웠다"면서 "경기를 할 때뿐 아니라 탈락한 뒤에도 많은 것을 느끼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 관계자는 "경기가 끝난 선수들도, 남은 선수들도 모두 하나가 돼 끈끈하게 뭉쳐 있다. 마지막까지 한 팀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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