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늪'에 빠진 이정후에게…"조급해 하지 마"
5월 기점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현지에서도 설왕설래
송재우 위원 "결국 시간이 약…심리적 안정이 더 중요"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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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격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프로 데뷔 후 '타격 천재'로 이름을 날렸던 그였기에 지금의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이정후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 5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이다.
시즌 초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각종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이정후의 타격감은 5월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6월 들어서는 더 침체했다. 18경기 타율은 0.161(62타수 10안타)에 그쳤다.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5월 초까지 3할대를 유지했던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52(286타수 72안타)까지 떨어졌고, 1.0을 뛰어넘었던 OPS(출루율+장타율)도 어느새 0.724까지 추락했다.

이정후의 부진을 두고 미국 현지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지금 이정후는 타석에서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 팀에 기여하지 못할 때는 무리해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정후가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최근 부진한 이정후는 평소보다 더 많은 땅볼을 치고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정후의 슬럼프에 대해 전문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최근 이정후의 타격을 보면 바깥쪽 코스로 오는 공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스프레이 히터'인 이정후는 좋았을 때 밀어치거나 당겨쳐서 타구를 여러 방향으로 보내는데, 최근엔 바깥쪽 공을 당겨치는 타격이 많이 나온다는 게 송 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좌타자들이 슬럼프에 빠질 때 공통으로 보이는 습관 중 하나가 바깥쪽 공을 당겨치는 것인데, 지금 이정후가 그렇다. 밀어 쳐서 안타성 타구를 생산해야 하는데 자꾸 당겨치니까 좋은 타구가 안 나오고 1, 2루 간 땅볼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위원은 MLB 심판들의 '개성 있는' 볼 판정이 이정후의 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스스로 생각할 때 바깥쪽 빠진 공에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니까 이정후로서는 존을 넓게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예전엔 참았던 공을 참지 못하고 건드리게 되고,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이 제대로 안맞기 시작하면서 타석에서 강박적으로 '꼭 안타를 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심리적으로도 쫓기는 것"이라면서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려 슬럼프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은 이정후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정후도 코치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부진 탈출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정답은 없다. 누구나 슬럼프를 빠져나오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은 걸린다. 중요한 건 이 시기에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은 "이정후는 고액 연봉자다. 확고부동한 주전이고 팀에서는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선수다. 감독이 타순을 조정해 주고 경기에서 빼주는 건 그야말로 '배려'다. 이런 상황을 불안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마음은 불편하겠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쉴 때 재충전에 집중하는 게 슬럼프에서 빨리 탈출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이정후는 24일 하루 휴식 후 25일부터 홈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와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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