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로 연출 검증대…봉준호 감독 영향 컸다" [N인터뷰]
'러닝메이트' 한진원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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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러닝메이트' 한진원 감독이 봉준호 감독에 대해 언급했다. 한진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함께 지난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 수상자로 함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티빙 새 시리즈 '러닝메이트'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한진원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러닝메이트'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 분)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온갖 권모술수를 헤치고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하이틴 명랑 정치 드라마로, 한진원 감독의 드라마 연출 데뷔작이다.
이날 자리에서 한진원 감독은 '러닝메이트' 공개 이후 반응을 어떻게 실감하냐는 질문에 "반응을 안 보고 있다"며 "뭔가를 평가받는다는 게 되게 두렵더라"고 답했다. 이어 "예전 '기생충'이나, 몇 달 전에 발표했던 '유토피아' 같은 작품들은 감독님들이 따로 계셨고, 자신은 전체 큰 그림 안에서 요만한 조각만큼만 일조한 정도였는데 이번 작품은 주도적으로 만든 창작 작업이었다"며 "그 작업이 검증대에 오르는 게 정말 떨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진원 감독은 "인터넷을 아예 끊을 순 없지만 포털 앱 같은 건 싹 지웠다"며 "주변 분들은 '잘 봤다'는 말을 해주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의 반응에 대해서는 "당연히 좋은 말씀을 하시는 분이라 잘 보셨다고 했고, 다른 말보다 '앙상블 작업하느라 고생했다'고 하셨다"는 비화를 들려줬다.
한진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현장에 배우들이 많았음에도 모든 배우들의 이름을 외워서 불렀다고. 그는 "순전히 봉준호 감독님을 따라 한 것"이라며 "봉 감독님은 정말 하루만 촬영하고 가는 선배 배우들이어도 이름을 다 외우신다, 현장에서 '저기요' '그쪽' 이런 식으로 부르지 않고, 꼭 '누구 배우님' '누구 선배님'처럼 정확하게 부르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직접적으로 소통하니까 유대가 짧은 시간이더라도 훨씬 빠르게 쌓인다"며 "그때 현장에서 배우들도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걸 봤다, 그걸 보고 '내가 언젠가 내 작품을 하게 된다면 이건 꼭 따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고백했다.
연출적으로 영향을 받은 부분은 없었을까. 한진원 감독은 "영향은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투영됐다고 말하기엔 부끄럽다"며 "감독님 작품에서는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다가도 중간중간 이상한 개그나 몸 개그, 갑자기 예상치 못한 고속촬영이나 슬로모션 같은 걸로 한 번씩 긴장감을 풀어주는데 (영향을 받은 것 중엔) 그런 것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감정선을 쭉 이어가다가 한번 툭 끊어버리고 다시 가는 느낌, 그런 걸 따라 해보려고 했고, 실제로 그런 점들이 작품에 조금씩은 반영됐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진원 감독은 "묵직한 소스라도 산뜻하고 가벼운 시선으로, 하지만 날카롭게 다루는 방식은 봉준호 감독님에게서 배운 점"이라며 "아무래도 어깨너머로 일한 시간이 5년 정도 되다 보니까 백지 상태였던 제게 그런 점이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한진원 감독은 '기생충'의 명성이 부담이 크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이제 적나라하게 공개됐으니 리셋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희망 사항에 대해서는 "봉준호 감독님의 '괴물' 같은 걸 하고 싶다, 봉 감독님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 게 '괴물'"이라며 "세계관도 재밌고 독특한데 캐릭터의 천국이다, 앙상블 연기가 많은 걸 좋아하는데 '괴물'이 꼭 나오지 않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러닝메이트'는 지난 19일 8부작 전편이 티빙을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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