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2년 남았는데… '4선 관록' 홍문표 aT 사장의 거취
총선 포기 후 aT 사장 취임… '보은 인사' 해석
농업 정책 갈등 우려… 내부선 "공사 경영에 도움"
고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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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진 출신인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농업 정책 전문가로서 이재명 정부와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 기관 내부는 물론 여의도 정가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홍 사장의 임기는 2027년 8월19일까지다. 1947년생인 홍 사장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지난해 8월20일 aT 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제22대 총선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의 경선을 포기하고 불출마했다.
당시 홍 사장은 강 전 수석을 "두 분의 전·현직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직접 모신 유일한 후보"라며 "청와대·용산 대통령실에 핵심 측근으로 일을 했다는 이력만으로도 탁월한 실력이 확인된 검증된 일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총선에 불출마하는 심정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아프지만 윤석열 정권 발목만 잡는 야당의 무도함을 누군가는 헤쳐가야 했기에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사장이 총선에 불출마한 이후 aT 사장으로 취임한 것을 두고 '보은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aT 사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제청한 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홍 사장은 제18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 올랐을 당시에도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홍 사장에 대한 aT 내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aT 노조 관계자는 "(홍 사장이) 국회 활동도 많이 하셨다 보니 공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외부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소기의 성과도 있지 않았냐는 내부적인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 4선 출신인 홍 사장은 국회의원 임기 16년 중 14년을 농해수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농업 전문가'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역임한 경력도 있다. aT 사장 취임사에서 홍 사장은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농어촌, 농어민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강한 선진국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14년간 활동하며 농어업 발전에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 정부와 정반대인 정치적 성향 탓에 홍 사장이 이재명 정부에서 임기를 모두 채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 사장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한준 LH 사장도 지난 5일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두고 국토교통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홍 사장의 임기는 2년가량 남았다.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에서 제17·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 출신인 홍 사장은 국민의힘 충남도당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4월 대선 출마를 앞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극비리에 접촉할 만큼 aT 사장 취임 이후에도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aT는 농산물 수급 조절, 수출 확대, 가격 안정 등 농정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정부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기관장과 정권 사이의 관계가 기관의 운영과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 농업 전문가인 만큼 정책 조율 과정에서 '철학'을 고집할 수 있어 이재명 정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홍 사장이 고심하는 대목이다. aT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1억8600만원으로 전년(61억900만원) 대비 31.5% 감소했다. 지난해 경영평가에서는 '양호(B)' 등급을 획득했고 감사 직무수행 실적 평가에서는 가장 낮은 '미흡(D)'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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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