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29일(한국시간)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동료들을 피해 도망 다니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이 예전에 동료들에게 했던 '짓궂은 축하'가 떠올랐던 그는 "복수 당할까 봐 도망갔다"며 웃었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7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8월의 상승세를 이어간 그는 9회말엔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후는 3-3으로 맞선 9회말 1사 1,2루에서 컵스 우완 투수 다니엘 팔렌시아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렸다. 2루주자 크리스티안 코스가 홈을 밟으면서 4-3으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때린 첫 끝내기 안타였다.

이정후가 끝내기 안타를 때리자 샌프란시스코 동료들은 환호했고, 윌리 아다메스를 필두로 그에게 달려갔다.


헬멧을 벗고 기뻐하던 이정후는 동료들을 보고 갑자기 방향을 바꿔 도망가기 시작했고, 뜻밖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정후는 멀리 달아나진 못했고 아다메스에게 잡혔다. 아다메스는 이정후의 유니폼 상의도 벗기려 했지만 이정후는 끝내 뿌리쳤다.


이정후는 다른 동료가 던진 음료수 박스를 날렵하게 피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그라운드에 누워 동료들의 펀치 세례를 받았다.

이정후는 이에 대해 "예전에 물을 맞아봤는데 너무 차가웠다. 물은 피하고 싶었다"면서 "또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를 때린 기억도 났다. 오늘 복수를 당할까 봐 뛰었는데 결국 잡혔다"며 웃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이정후는 "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 28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