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투자한 ETF(상장지수펀드)에서 4개월 만에 26.4%의 수익률을 올린데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사례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코스피 5000" 공약을 내걸며 국내 증시 활성화 의지를 강조해왔다. 말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4400만원을 실제 투자하며 실천에 옮긴 것. 특히 투자금을 배분하며 분할매수를 병행,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한 점이 주효했다. 이에 관련업계는 단순한 투자 성과를 넘어 새 정부의 증시 정책 방향과 그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한다.

증권가에서는 이 대통령의 사례에 대해 두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한다. 첫째, 정책 추진에 대한 확신이다. 자신의 정책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 없이는 개인 자산을 위험에 노출시키기 어렵다. 둘째, 개인투자자와의 동행 의지다. "1400만 개미 투자자와 함께하겠다"는 발언은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질적 약속이 됐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코스피200, 코스닥150 ETF 샀다는 건 의미가 있다"며 "섹터나 테마 등 지엽적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을 대표하는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인데 이는 한국시장 전체를 산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대통령의 수익률 자체는 최근 국내 증시 전반의 상승세를 반영한 결과다. 코스피가 3400선을 넘어서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지수를 따라가는 ETF 투자가 수익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가 우연은 아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주주친화 정책들이 시장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불공정거래 엄벌 방침 등이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환율 안정(1479원→1390원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 대내외 호재가 겹쳤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의 회복이 코스피200 ETF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됐다.


이 대통령의 투자 방식에서 주목할 점은 분산투자와 분할매수를 병행했다는 것이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ETF에 나눠 투자해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모두 잡았고, 거치식과 적립식을 조합해 시점 분산 효과까지 노렸다. 코스피200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주도주, 코스닥150은 성장, 테크, 바이오 등 한국의 넥스트 성장 관련 기업에 투자한 것과 마찬가지다.

운용업계 전문가들도 이 대통령의 전략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유용하다고 본다. 한 번에 몰아넣는 것보다 시간을 분산해 투자하면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서다. 달러코스트 애버리징(정액 분할 매수) 효과로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춘 것도 주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오찬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한 전문가는 "외국인 수급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급격한 순환매 장세에서 잦은 매매를 할 경우 엇박자를 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하지만 이 대통령 수익률은 계속 투자를 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코스피 목표치를 3800~4000까지 상향했고, 일부에서는 "코스피 5000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주가는 지난 5월 초 대비 30% 넘게 올라왔는데 대통령이 지수형 상품에 투자, 지수 그대로 추종하면서 수익을 거뒀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주요 섹터와 종목 투자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수에 투자하면 수익률 추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시장 기대되는 만큼 편안하게 지수에 투자해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중동 분쟁 확산, 미중 무역갈등 재연, 국내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정부 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만큼 1400만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희망적인 소식으로 읽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