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고 놀란 환율 1420원 돌파… "저항선 뚫고 연말 1450원 전망"
연휴 기간 상승분 반영, 5월 이후 최고치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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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0일 개장 직후 142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돌파한 뒤 1420원까지 오르면서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00.00)보다 23.0원 오른 1423.0원에서 거래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5월14일(1421.3원) 이후 5개월 여만에 최고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7 수준으로 추석 직전 종가(97.88)보다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한때 역외 거래에서 142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고 상승 흐름은 이날 시초가부터 반영됐다. 환율 상승에 불을 지핀 것은 장기화된 미국과의 관세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500억 달러를 '선불'로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3500억 달러보다 증액하라고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3500억 달러 전체를 현금으로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통화스와프 체결을 조건으로 내건 상태다. 양국은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아직 문서화를 통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급격히 떨어진 엔화도 원화 가치 하락에 한 몫한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8일 기준 152.69엔으로 2월13일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가 일본의 차기 총리로 떠오르면서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연금 환헤지 카드 어려워… "4분기 환율 상단 1450원"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국민연금의 환헤지 카드 등을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연금의 환헤지는 원/달러 환율이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선 이상 올라갈 때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부를 선물환(사전에 약정한 환율로 진행하는 매수·매도) 거래를 통해 매도하는 행위다.미국 재무부는 지난 6월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외환 스화프를 원화 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원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데는 관세협상의 영향이 크다"며 "역외 환율 추세가 반영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연말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5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1월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지난12월24일 종가 대비 14.7원 오른 1446.0원으로 개장해 한때 1450원대까지 진입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기간 대외 원화 약세 압력이 중첩되며 이달 초 추석 연휴 기간 NDF(역외 차액결제선물환) 원/달러이 장중 1420원대까지 레벨을 높였다"며 "4분기 원/달러 환율 레인지는 1350~1440원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위원은 "대미 투자 불확실성 하에서 원화를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당분간 1400원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1450원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유로존·일본의 정치 불확실성, 선진국 재정 관련 리스크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라며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350~1450원"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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