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서 활로 찾는다… 5년간 7조원 투자
2030년까지 인도에 7조원 투자… 현지 맞춤형 신차 26종 출시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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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인도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에서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 이은 올해 두 번째 행사로 인도에서는 최초로 열렸다. 이날 현대차는 2030년까지 총 4500억 루피(약 7조2700억원)을 인도 시장에 투입, 인도를 세계 2위 판매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비전에서 전략적 우선 순위에 있다"며 "2030년까지 인도는 현대차에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현지화 전략 강화를 위해 인도법인 타룬 가르그(Tarun Garg)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 인도법인 설립 29년 역사상 첫 번째 현지인 대표다. 가르그 신임 CEO는 내년 1월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가르그 신임 CEO는 델리공대 출신으로 인도 최대 자동차 기업 마루티스즈키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뒤 2019년 현대차 인도법인에 합류했다. 지난 3년 연속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2024년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현지인 CEO 선임으로 '메이드 인 인디아' 전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연간 8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첸나이 1·2공장과 더불어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량을 2028년까지 25만대로 확대, 연간 약 110만대의 생산체제를 확보할 방침이다.
인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지난해 인도 신차 판매량은 약 520만대로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14억 인구의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2028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6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무역 장벽이 높지 않은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서 55만9984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3.75%를 기록했다. 현지 기업 마루티 스즈키(163만9978대·40.26%)에 이은 2위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신차 출시를 확대해 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도 판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7만347대를 판매했다. 현지 전략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는 1만8861대가 팔리며, 월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전체 판매 중 SUV 비중은 72.4%로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 SUV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5종, 하이브리드차 8종 등이 포함된 26종의 신차를 인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최초의 현지 생산 전용 전기 SUV를 선보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2027년 안에 인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무뇨스 사장은 "이익을 내지 못한 채 점유율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인도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15% 이상으로 높이고, 매출 110억달러(약 15조6000억원)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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