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스타트업스토리] 베이징·상하이·선전·항저우, 중국 벤처 혁신을 움직이는 4각형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겸 AI디지털경제금융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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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 벤처는 베이징과 선전(深圳)이 주도했다. 하지만, 2020년대 중반 들어선 베이징·상하이·선전·항저우 등 4대 도시가 각자 모델로 발전하고 있고, 광저우·난징·청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선전·항저우는 서로 다른 DNA의 벤처 생태계로 '벤처 혁신의 사각형'을 형성하고 있다.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소위 시장 중심의 혁신 도시라는 선전부터 살펴보자. 선전은 '아이디어가 바로 제품'이 되는 세계 유일의 제조 생태계로 유명하다. 화웨이·DJI·텐센트 같은 초거대 기업이 대표적이며, 이들로부터 분화된 수많은 벤처기업이 다시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한다. 예컨대 DJI에서 나온 인재들이 창업한 에코플로우(EcoFlow)와 밤부랩(Bambu Lab)은 선전의 '모든 부품이 한곳에 모인 하드웨어 공급망'을 십분 활용, 경쟁력 있는 시제품을 하루 만에 만들어 성공한 대표 사례다. 부품 경쟁이 가격을 낮추고, 낮은 원가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창업을 촉발하는 선순환이 선전 혁신의 본질이다.
상하이는 글로벌 자본과 기술이 교차하는 글로벌 혁신 도시다. 다국적 기업의 중국 본부가 몰려 있고, 항공·물류·인재의 국제 접근성이 가장 높다. 장쑤·저장과 연결된 장강 삼각주 경제권의 허브로, 연구개발은 상하이에 두고 생산은 인근 도시로 분산하는 효율적 생태계가 특징적이다. 이 때문에 문화와 테크의 융합이 활발해서 미호요(miHoYo), 리리스(Lilith Games), 빌리빌리(Bilibili) 같은 게임·콘텐츠 기업들이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있다. 3사 모두 상하이를 게임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허브로 만든 주역들이다. 상하이는 중국식 실리콘밸리라기보다 글로벌 자본과 디지털 문화가 결합한 '중국판 뉴욕'에 가깝다는 의견이다.
항저우는 알리바바의 도시이자 중국형 디지털 창업의 실험실이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을 중심으로 핀테크·전자상거래·스마트시티의 다양한 벤처 생태계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하지만 최근 항저우는 '포스트 알리바바시대', 소위 AI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AI 게임체인저인 딥시크(DeepSeek), 게임사 게임사이언스(Game Science), 로봇기업인 유니트리(Unitree)는 모두 대기업이 아닌 대학·연구소와 함께 기술을 축적·성장한 유니콘들이다. 자본보다 인재, 화려함보다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기풍이 항저우의 경쟁력이다. 창업비용이 낮고 연구 환경이 탄탄해서 젊은 개발자들의 실험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선전·상하이·항저우와 달리 베이징은 중국 정부와 함께 하는 혁신의 중심이다. 칭화대, 베이징대, 중국과학원 등 최고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몰려 있고, 정부의 정책 지원과 국가 R&D 자금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중관촌(中关村)과 시얼치(西二旗)에는 바이두, 레노버, 바이트댄스, 샤오미 등 굵직굵직한 기업이 자리잡고 있고,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보다, AI 알고리즘·데이터 솔루션·플랫폼 기술 등 '보이지 않는 두뇌'가 벤처기업들의 강점이다.
이상 네 도시는 각기 다른 벤처의 특징과 생태계를 갖고 있다. 베이징이 전략기술을 설계하고, 상하이가 자본·인재를 연결하며, 선전이 제조·속도를 담당하고, 항저우가 소비·서비스를 확장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 독자적 기술 자립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속도의 선전'과 '품질의 항저우', '글로벌의 상하이'와 '정책의 베이징'을 어떻게 조화·협력하도록 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소위 시장 중심의 혁신 도시라는 선전부터 살펴보자. 선전은 '아이디어가 바로 제품'이 되는 세계 유일의 제조 생태계로 유명하다. 화웨이·DJI·텐센트 같은 초거대 기업이 대표적이며, 이들로부터 분화된 수많은 벤처기업이 다시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한다. 예컨대 DJI에서 나온 인재들이 창업한 에코플로우(EcoFlow)와 밤부랩(Bambu Lab)은 선전의 '모든 부품이 한곳에 모인 하드웨어 공급망'을 십분 활용, 경쟁력 있는 시제품을 하루 만에 만들어 성공한 대표 사례다. 부품 경쟁이 가격을 낮추고, 낮은 원가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창업을 촉발하는 선순환이 선전 혁신의 본질이다.
상하이는 글로벌 자본과 기술이 교차하는 글로벌 혁신 도시다. 다국적 기업의 중국 본부가 몰려 있고, 항공·물류·인재의 국제 접근성이 가장 높다. 장쑤·저장과 연결된 장강 삼각주 경제권의 허브로, 연구개발은 상하이에 두고 생산은 인근 도시로 분산하는 효율적 생태계가 특징적이다. 이 때문에 문화와 테크의 융합이 활발해서 미호요(miHoYo), 리리스(Lilith Games), 빌리빌리(Bilibili) 같은 게임·콘텐츠 기업들이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있다. 3사 모두 상하이를 게임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허브로 만든 주역들이다. 상하이는 중국식 실리콘밸리라기보다 글로벌 자본과 디지털 문화가 결합한 '중국판 뉴욕'에 가깝다는 의견이다.
항저우는 알리바바의 도시이자 중국형 디지털 창업의 실험실이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을 중심으로 핀테크·전자상거래·스마트시티의 다양한 벤처 생태계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하지만 최근 항저우는 '포스트 알리바바시대', 소위 AI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AI 게임체인저인 딥시크(DeepSeek), 게임사 게임사이언스(Game Science), 로봇기업인 유니트리(Unitree)는 모두 대기업이 아닌 대학·연구소와 함께 기술을 축적·성장한 유니콘들이다. 자본보다 인재, 화려함보다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기풍이 항저우의 경쟁력이다. 창업비용이 낮고 연구 환경이 탄탄해서 젊은 개발자들의 실험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선전·상하이·항저우와 달리 베이징은 중국 정부와 함께 하는 혁신의 중심이다. 칭화대, 베이징대, 중국과학원 등 최고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몰려 있고, 정부의 정책 지원과 국가 R&D 자금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중관촌(中关村)과 시얼치(西二旗)에는 바이두, 레노버, 바이트댄스, 샤오미 등 굵직굵직한 기업이 자리잡고 있고,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보다, AI 알고리즘·데이터 솔루션·플랫폼 기술 등 '보이지 않는 두뇌'가 벤처기업들의 강점이다.
이상 네 도시는 각기 다른 벤처의 특징과 생태계를 갖고 있다. 베이징이 전략기술을 설계하고, 상하이가 자본·인재를 연결하며, 선전이 제조·속도를 담당하고, 항저우가 소비·서비스를 확장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 독자적 기술 자립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속도의 선전'과 '품질의 항저우', '글로벌의 상하이'와 '정책의 베이징'을 어떻게 조화·협력하도록 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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