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내년 소비자 물가는 2.1% 상승할 전망"이라면서도 "환율이 현재같은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이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은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를 열고 "올해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목표 수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왔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최근 2% 중반대로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많은 우려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기상 악화 등으로 농축산 수산물이 예년과 달리 가격 상승세를 지속했고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도 강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높아진 환율이 시차를 두고 다양한 품목의 물가로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의 물가 흐름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원/달러 환율 수준과 관련해 "전통적인 금융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현재 순대외채권국이기 때문에 환율이 절하되면 이익 보는 분들도 많다"며 "금융기관이 넘어지고 국가 부도 위험이 있는 금융위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우리 내부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극명히 나뉘어 사회적 화합이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성장 양극화 등을 생각할 때 환율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