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캐즘 위기' 속 미국 배터리 공장 혼다에 4.2조원 매각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 위해 유동성 확보 나서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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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혼다와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물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북미 전기차(EV) 시장 성장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무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공시를 통해 혼다와의 미국 합작회사인 L-H배터리가 보유한 오하이오주 배터리 공장 가운데 토지와 장비를 제외한 건물 및 건물 관련 장치 자산 일체를 혼다 아메리카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공시된 처분 금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자산가치로 4조2212억원이며 최종 매각 금액은 향후 실사 결과와 환율 변동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매각 대금 수취 시점은 2026년 상반기(1~6월)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건물 매각이 자본 운용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자금이 시설 자산에 묶이기보다는 유동성을 확보해 합작법인(JV) 운영 자금과 차입금 관리 등에 활용하는 것이 재무 건전성과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매각 대상 건물은 향후 합작법인이 혼다 아메리카로부터 리스(임차)하는 방식으로 계속 사용될 예정이어서 생산 및 운영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 투자비 비중이 큰 건물 투자 비용을 리스 계약으로 전환함으로써 단기적인 투자 부담을 완화하고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혼다 아메리카 측 역시 합작법인이 사업 운영에 더욱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배터리 및 전기차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혼다가 합작법인 사업에 대해 장기적인 신뢰를 재확인한 신호라고도 평가한다.
L-H 배터리 공장은 기존 계획대로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되는 배터리는 혼다와 아큐라 브랜드의 북미 시장용 차량에 탑재되며 향후 하이브리드차(FH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의 확대도 검토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혼다와의 합작법인은 북미 시장에서 미래 핵심 거점 중 하나"라며 "양사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단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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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