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이 'RGB TV' 주도권 다툼으로 치닫고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TV 제조사들은 'RGB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으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6'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일본 소니, 중국 TCL·하이센스 등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RGB TV를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RGB TV는 기존의 단일 백색 LED 광원 대신 삼원색인 적(R)·녹(G)·청(B) LED 소자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TV다. 세 가지 색상의 광원을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어 색 재현력과 밝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마이크로 RGB TV 115형을 선보인데 이어 이번 CES 2026에서 55·66·75·85·100형 등 5가지 신규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LED 칩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여 보다 촘촘하고 정교한 색상·밝기 제어가 가능하다.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세밀하게 구분해 명암 표현력을 극대화하는 '로컬 디밍' 효과도 한층 강화했다.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의 '마이크로 RGB AI 엔진'을 탑재해 4K AI 업스케일링, 마이크로 RGB 컬러 부스터 프로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LG전자도 이번 CES 2026에서 'LG 마이크로RGB 에보'를 공개한다. 이 제품에는 2026년형 OLED TV 라인업과 동일한 듀얼 AI(인공지능) 엔진 기반의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가 탑재했다.

OLED 전용 화질·음질 A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화면 밝기와 명암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마이크로 디밍 울트라' 기술을 적용해 극대화된 화질을 구현했다. 또한 두 가지 AI 업스케일링을 동시에 처리하는 '듀얼 수퍼 업스케일링' 기능도 지원한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도 RGB TV 신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올해 'IFA 2025'와 'CES 2025'에서 각각 RGB TV를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진 한국의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의 RGB TV는 마이크로 RGB보다 기술 난도가 낮은 미니 RGB이다.

일본의 소니 역시 내년 CES에서 RGB TV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지난 10월 자국과 캐나다에 '트루(True) RGB'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 시장 출시에 앞서 내년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를 통해 RGB TV를 홍보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소니가 RGB TV를 전시할 경우 한·중·일 모두 RGB TV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일 TV 제조사들이 차세대 패널인 OLED나 마이크로LED 등에 비해 가격부담이 덜한 LCD 기반의 RGB TV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내년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