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협력으로 상생 모델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터넷전문은행 3사와 지방은행의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에 새로운 상생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우수한 모바일 플랫폼 역량을 보유한 인터넷은행과 지역 기반의 기업 심사 노하우와 현장 데이터를 축적해 온 지방은행이 손을 잡으면서 생산적 금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인 토스뱅크·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지방은행과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해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협업 모델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2024년 6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뒤 같은 해 8월 광주은행과 함께 인터넷뱅크·지방은행 공동대출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각각 2025년 4월과 7월에 지방은행과의 공동대출 서비스에 대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2025년 12월 전북은행과, 케이뱅크는 2025년 11월 BNK부산은행과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혁신금융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는 2019년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 제도다. 기존 금융서비스와 차별성이 인정되는 새로운 금융업 또는 관련 서비스에 대해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 협업의 첫 사례는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의 '함께대출'이다. 양사는 2024년 8월 금융권 최초로 공동 신용대출 상품을 내놨다. 출시 12일 만에 취급액 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2025년 3분기 기준 누적 공급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함께대출'은 급여소득자 대상 신용대출로 최대 2억원까지 가능하며 두 은행이 50%씩 자금을 부담한다. 토스뱅크의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 모델과 광주은행의 오랜 심사·사후관리 노하우가 결합되면서 고객들은 기존 대비 낮은 금리 혜택과 높은 접근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토스뱅크 신용대출 고객 3명 중 2명이 함께대출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도 지난해 말 급여소득자 대상 공동 신용대출 상품인 '같이대출'을 선보이며 공동대출 시장에 합류했다. 두 은행은 대출금을 절반씩 분담하고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고객이 신청하면 각각 심사를 진행한 뒤 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하는 방식이다.


전북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전국 단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여신 취급 규모를 확대하고 기존 지역 기반을 넘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다. 카카오뱅크 역시 자체 대출 확대보다는 지방은행 상품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 수익 다변화와 여신 경험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선 하나의 앱에서 사실상 두 은행의 대출을 관리하며 유리한 금리와 한도를 제공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 역시 BNK부산은행과 손잡고 지난해 말 공동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상품의 출시 및 운영·관리는 케이뱅크가 담당하며 신청부터 심사·상환까지 전 과정이 100%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두 은행의 신용평가모형을 동시에 활용해 보다 정교한 심사가 가능해지면서 기존 일반 신용대출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가 강점으로 꼽힌다.

인터넷은행들은 이러한 협업을 시작으로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기업 대출 등 생산적 금융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선 인터넷 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이 신용리스크 분산과 금융 포용성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모델로 평가한다. 인터넷 은행은 비대면 기업금융과 플랫폼 비즈니스 고도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지방은행은 영업 권역을 넘어 고객 기반을 넓히는 실질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경쟁력과 지역 금융 노하우가 결합할 경우 지역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이 가능하다"며 "공동대출 모델이 은행권 전반의 협력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