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돌입한 아웃도어 시장
국내 업체 순위변동 '꿈틀'… 스포츠용품·패션업계도 가세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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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웃도어업계가 '재벌구이'에 들어갔다. 등산인구 증가와 캠핑 열풍 등의 수혜 속에 최근 몇년 새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아웃도어시장은 2013년 들어 또 한번 수직상승을 준비 중이다.
현재 한국은 미국에 이어 전세계 2위의 '아웃도어 강국'으로 도약하며 사상 첫 6조원대 시장 진입을 눈앞에 뒀다. 시장규모가 커진 만큼 업체들의 순위다툼도 이전보다 한층 더 치열해졌다. 여기에 기업들의 제품 구성 역시 기능성 위주의 제품에서 벗어나 디자인과 색상,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전략상품들이 즐비하다.
그동안 시장활황기를 이끈 기업들의 '1차 대전'이 펼쳐졌다면 지금부터는 업체들간 순위다툼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2차 아웃도어 대전'이 시작되는 셈이다.
◆6조원 시대 '임박'…순위 바뀔까
현재의 아웃도어시장을 '2차 대전' 격전지로 묘사한 것은 시장 자체가 워낙 지각변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우선 시장규모부터가 그렇다. 매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초 삼성패션연구소는 2013년 국내 아웃도어시장이 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5조7500억원)보다 11.3%, 4년 전(2조4300억원)과 비교해서는 2.6배 늘어난 규모다.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2010년 33.74%(3조2500억원), 2011년 33.85%(4조3500억원), 지난해 32.18% 등 매년 30%가량 성장해왔다. 확실한 활황기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시장규모가 계속 커짐에도 올해를 기점으로 상승폭이 크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는 점이다. 아웃도어시장이 서서히 포화상태로 접어든다는 얘긴데, 이는 결국 업체간 피말리는 순위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낳는다.
실제로 이미 지난해 말부터 10대 아웃도어 브랜드간 '패권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1위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6450억원을 기록, 4.9%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면서 2위 코오롱스포츠에게 추격의 기회를 제공했다. 코오롱스포츠는 노스페이스와의 격차를 350억원 가량으로 줄이며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3, 4위를 차지한 K2(5500억원)와 블랙야크(5100억원)간 매출 격차도 400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4위 업체의 순위 변화 여부가 시장에서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라며 "신규브랜드 경쟁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도 눈독…3파전 양상
아웃도어업체들의 장악이 두드러졌던 '1차 대전'에 비해 '2차 대전'에서 야기되는 또 다른 변화는 스포츠용품업체와 패션업계의 '침투'가 한층 더 거세졌다는 점이다. 아웃도어시장의 성장세가 워낙 무섭다보니 스포츠·패션업체들도 아웃도어 쪽으로 영역확장을 꾀하고 나선 것. 이를 놓고 일부에선 아웃도어시장이 '아웃도어-패션-스포츠용품' 업체들간 3파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화승의 스포츠브랜드 르까프는 올해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아웃도어제품으로 '아웃도어 팬츠'와 '엠블랙 바람막이 재킷'을 내놨다. 기존 스포츠웨어에 신축성을 높이고 방풍성·활동성의 기능을 갖춰 가벼운 등산이나 캠핑, 피크닉과 같은 야외활동에 유용하도록 했다. 화승은 또 자사가 론칭한 미국 아웃도어브랜드 머렐의 매장수를 지난해 말 130여곳까지 늘리면서 '영토 확장'에 나섰다.
아디다스의 경우 아웃도어전문매장을 직접 오픈하며 세 확장에 나선 케이스다. 이 회사는 서울 종로 직영점과 광주 황금동 판매점, 부산 범내 판매점,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현대백화점 중동점·울산점 등 총 6곳에 아웃도어 전문 코너를 마련해 등산과 트레킹, 암벽타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아웃도어제품을 판매중이다.
패션업계는 기능성과 함께 여성제품, 매장 확대, 이벤트 등을 내세워 기존 등산 중심의 아웃도어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성 캐주얼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샤트렌 등을 론칭한 패션그룹 형지는 2010년 여성전용 브랜드인 와일드로즈로 아웃도어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8월 북유럽 감성 정통 아웃도어를 기치로 한 '노스케이프'를 선보이며 아웃도어사업을 확대했다.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과 여성 캐주얼 올리비아로렌 등으로 유명한 세정그룹도 트레킹전문 아웃도어 센터폴을 리론칭한 후 올해 안으로 매장수를 16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제일모직 역시 최근 고급스러운 야영을 뜻하는 '글램핑'(Glamping)을 제안하며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내세워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고어텍스 '버리고' 자체 소재 '늘리고'
'2차 대전'이 시작되면서 아웃도어시장에선 한가지 재미있는 징후가 포착된다. 기능성 소재의 대명사로 여겨진 '고어텍스'의 이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1972년 미국 고어사가 최초로 생산해 이름이 붙여진 고어텍스는 방수·투습(땀 배출)·방풍 기능을 가진 섬유로 아웃도어제품에 다수 사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이 고어텍스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아웃도어브랜드인 컬럼비아의 경우 2011년 가을부터 고어텍스 사용을 전면중단하고 '옴니'라는 자체개발 기술을 적용한 기능성 아웃도어제품을 내놨다. 독일 브랜드 잭울프스킨도 방수·방풍·투습 기능이 뛰어난 '텍사포아'라는 자체개발 소재를 기능성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네파도 마찬가지. 자체 원단인 '엑스벤트'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업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감지된다. 블랙야크가 지난해 방수·투습·발수 기능을 구현하는 소재인 '야크테크'를, 레드페이스가 방수·방풍 기능이 뛰어난 기술인 '콘트라텍스'를, 코오롱의 경우 자체개발 소재 기술인 '아토텍'을 적용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탈 고어텍스'를 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상태로 돌입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이제 브랜드경쟁력 중 소재기술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졌다"며 "다만 해당기술이 제품에 잘 활용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현재 한국은 미국에 이어 전세계 2위의 '아웃도어 강국'으로 도약하며 사상 첫 6조원대 시장 진입을 눈앞에 뒀다. 시장규모가 커진 만큼 업체들의 순위다툼도 이전보다 한층 더 치열해졌다. 여기에 기업들의 제품 구성 역시 기능성 위주의 제품에서 벗어나 디자인과 색상,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전략상품들이 즐비하다.
그동안 시장활황기를 이끈 기업들의 '1차 대전'이 펼쳐졌다면 지금부터는 업체들간 순위다툼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2차 아웃도어 대전'이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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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 시대 '임박'…순위 바뀔까
현재의 아웃도어시장을 '2차 대전' 격전지로 묘사한 것은 시장 자체가 워낙 지각변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우선 시장규모부터가 그렇다. 매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초 삼성패션연구소는 2013년 국내 아웃도어시장이 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5조7500억원)보다 11.3%, 4년 전(2조4300억원)과 비교해서는 2.6배 늘어난 규모다.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2010년 33.74%(3조2500억원), 2011년 33.85%(4조3500억원), 지난해 32.18% 등 매년 30%가량 성장해왔다. 확실한 활황기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시장규모가 계속 커짐에도 올해를 기점으로 상승폭이 크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는 점이다. 아웃도어시장이 서서히 포화상태로 접어든다는 얘긴데, 이는 결국 업체간 피말리는 순위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낳는다.
실제로 이미 지난해 말부터 10대 아웃도어 브랜드간 '패권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1위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6450억원을 기록, 4.9%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면서 2위 코오롱스포츠에게 추격의 기회를 제공했다. 코오롱스포츠는 노스페이스와의 격차를 350억원 가량으로 줄이며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3, 4위를 차지한 K2(5500억원)와 블랙야크(5100억원)간 매출 격차도 400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4위 업체의 순위 변화 여부가 시장에서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라며 "신규브랜드 경쟁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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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도 눈독…3파전 양상
아웃도어업체들의 장악이 두드러졌던 '1차 대전'에 비해 '2차 대전'에서 야기되는 또 다른 변화는 스포츠용품업체와 패션업계의 '침투'가 한층 더 거세졌다는 점이다. 아웃도어시장의 성장세가 워낙 무섭다보니 스포츠·패션업체들도 아웃도어 쪽으로 영역확장을 꾀하고 나선 것. 이를 놓고 일부에선 아웃도어시장이 '아웃도어-패션-스포츠용품' 업체들간 3파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화승의 스포츠브랜드 르까프는 올해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아웃도어제품으로 '아웃도어 팬츠'와 '엠블랙 바람막이 재킷'을 내놨다. 기존 스포츠웨어에 신축성을 높이고 방풍성·활동성의 기능을 갖춰 가벼운 등산이나 캠핑, 피크닉과 같은 야외활동에 유용하도록 했다. 화승은 또 자사가 론칭한 미국 아웃도어브랜드 머렐의 매장수를 지난해 말 130여곳까지 늘리면서 '영토 확장'에 나섰다.
아디다스의 경우 아웃도어전문매장을 직접 오픈하며 세 확장에 나선 케이스다. 이 회사는 서울 종로 직영점과 광주 황금동 판매점, 부산 범내 판매점,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현대백화점 중동점·울산점 등 총 6곳에 아웃도어 전문 코너를 마련해 등산과 트레킹, 암벽타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아웃도어제품을 판매중이다.
패션업계는 기능성과 함께 여성제품, 매장 확대, 이벤트 등을 내세워 기존 등산 중심의 아웃도어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성 캐주얼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샤트렌 등을 론칭한 패션그룹 형지는 2010년 여성전용 브랜드인 와일드로즈로 아웃도어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8월 북유럽 감성 정통 아웃도어를 기치로 한 '노스케이프'를 선보이며 아웃도어사업을 확대했다.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과 여성 캐주얼 올리비아로렌 등으로 유명한 세정그룹도 트레킹전문 아웃도어 센터폴을 리론칭한 후 올해 안으로 매장수를 16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제일모직 역시 최근 고급스러운 야영을 뜻하는 '글램핑'(Glamping)을 제안하며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내세워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고어텍스 '버리고' 자체 소재 '늘리고'
'2차 대전'이 시작되면서 아웃도어시장에선 한가지 재미있는 징후가 포착된다. 기능성 소재의 대명사로 여겨진 '고어텍스'의 이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1972년 미국 고어사가 최초로 생산해 이름이 붙여진 고어텍스는 방수·투습(땀 배출)·방풍 기능을 가진 섬유로 아웃도어제품에 다수 사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이 고어텍스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아웃도어브랜드인 컬럼비아의 경우 2011년 가을부터 고어텍스 사용을 전면중단하고 '옴니'라는 자체개발 기술을 적용한 기능성 아웃도어제품을 내놨다. 독일 브랜드 잭울프스킨도 방수·방풍·투습 기능이 뛰어난 '텍사포아'라는 자체개발 소재를 기능성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네파도 마찬가지. 자체 원단인 '엑스벤트'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업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감지된다. 블랙야크가 지난해 방수·투습·발수 기능을 구현하는 소재인 '야크테크'를, 레드페이스가 방수·방풍 기능이 뛰어난 기술인 '콘트라텍스'를, 코오롱의 경우 자체개발 소재 기술인 '아토텍'을 적용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탈 고어텍스'를 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상태로 돌입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이제 브랜드경쟁력 중 소재기술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졌다"며 "다만 해당기술이 제품에 잘 활용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차대전' 임하는 '빅3'의 승부수
2013년은 아웃도어시장이 '6조원 시대'에 돌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해보다 업체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한해이기도 하다. 특히 순위변동까지 예견되는 만큼 '빅3' 기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 묘책을 들고 나왔다.
선두업체인 노스페이스는 일반인뿐 아니라 암벽등반가, 도보여행가 등 전문가까지 주요 소비자층으로 포섭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문산악인이 직접 디자인과 설계에 참여하거나 유명 산악인과 제휴를 맺고 고기능성 제품을 내놨다.
올해 브랜드 론칭 40주년을 맞은 코오롱스포츠는 국내 톱스타인 이승기, 이민정을 모델로 내세워 젊은층을 공략한다. 특히 충북에 캠핑파크를 따로 조성해 캠핑족들의 소비욕구도 자극할 방침이다.
K2는 전문가와 젊은층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고산 등반전문가용 '알파인 라인'을 출시해 고기능성시장을 선점하는가 하면 캐주얼 라인인 '버티컬 라인'으로 20~35세 고객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삼는다는 계산이다.
2013년은 아웃도어시장이 '6조원 시대'에 돌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해보다 업체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한해이기도 하다. 특히 순위변동까지 예견되는 만큼 '빅3' 기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 묘책을 들고 나왔다.
선두업체인 노스페이스는 일반인뿐 아니라 암벽등반가, 도보여행가 등 전문가까지 주요 소비자층으로 포섭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문산악인이 직접 디자인과 설계에 참여하거나 유명 산악인과 제휴를 맺고 고기능성 제품을 내놨다.
올해 브랜드 론칭 40주년을 맞은 코오롱스포츠는 국내 톱스타인 이승기, 이민정을 모델로 내세워 젊은층을 공략한다. 특히 충북에 캠핑파크를 따로 조성해 캠핑족들의 소비욕구도 자극할 방침이다.
K2는 전문가와 젊은층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고산 등반전문가용 '알파인 라인'을 출시해 고기능성시장을 선점하는가 하면 캐주얼 라인인 '버티컬 라인'으로 20~35세 고객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삼는다는 계산이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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