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머니투데이 DB
최근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머니투데이 DB
북한이 영국 국방부 관리와 해군 장교를 100만파운드(약 14억원)에 매수해 영국의 핵 관련 기밀을 빼내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압박을 느낀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탈북을 결심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영국 정보기관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태 공사가 최근 한국과 미국, 영국의 정보 관리들과 면담에서 말했다고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태 공사는 이러한 지시를 따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느껴 큰 압박을 받았고 이는 탈북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태 공사는 2년 전 100만파운드에 영국 정부 관계자를 매수해 영국의 핵 억지 기밀을 빼내라는 지시를 평양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북한의 한 고위급 인사가 태 공사에게 만약 임무에 실패하면 승승장구했던 그의 경력에 흠집이 생길 뿐만 아니라 외교관으로 사는 생활도 끝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태 공사는 영국 해군을 끌어들이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가능성이 희박하고 100만파운드로 매수하는 것 역시 '웃기는' 일이라고 북한 당국에 전달했다. 하지만 지시를 수행하지 않으면 외교관 경력은 끝날 것이라는 북한 장성의 대답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태 공사는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자 결국 골프를 통해 친해졌던 한 영국정부 관리에 탈북 6주 전 전화를 걸어 암호를 전달했다. 그의 가족은 지난 7월 영국 공군 BAe 146기를 타고 독일로 건너가 한국으로 탈북하게 됐다고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