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스님 이틀만에 숨져, 연명치료도 거부… 이재명·박원순 '소신공양' 애도
장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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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스님 이틀만에 숨져. 정원스님이 지난 7일 광화문에서 분신을 시도한 후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광화문서 분신을 시도했던 정원스님이 이틀만에 숨졌다. 지난 7일 밤 광화문에서 박근혜정부를 규탄하며 분신을 시도했던 정원스님이 어제(9일) 오후 8시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스님이 치료를 받던 서울대병원은 이날 오후 8시쯤 "정원스님이 오후 7시40분에 사망했다. 사인은 화상으로 인한 다장기부전"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밤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분신을 시도한 정원스님은 3도 화상 40% 이상, 2도 화상 70% 이상의 중상을 입은 상태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이송됐다.
이후 의식을 찾지 못한 채 기도삽관을 한 상태로 호흡을 해왔다. 특히 보호자 측에서 연명치료 거부 뜻을 밝혀, 서울대병원은 연명치료에 해당하지 않는 기본치료만 시행해왔다.
정원스님은 분신 당시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즉각 손떼고 물러나라!'는 내용이 적힌 글을 스케치북에 남겼다.
스케치북에 적힌 글에는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돼야 한다'는 유서 성격의 내용도 포함됐다.
정원스님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박근혜와 그 일당들을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 그리하여 이 땅에 정의가 바로서기를 간절히 바란다. 촛불은 가슴에서 불 붙여 활활 타오르도록 해야 한다. 안녕 부디 승리하여 행복해지기를"이라고 적어 분신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정황을 고려하면, 정원스님은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박근혜정부 실정에 항의하기 위해 소신공양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소신공양이란 불교에서 스스로 분신해 인신공양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조계종 소속 문수스님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소신공양을 해 일반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정원스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죽음이 헛되지 않게 꼭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겠다"며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부정선거 규명·박근혜 대통령 처벌을 외치며 분신하신 정원스님을 병문안하려고 서울대병원으로 가는 중에 스님께서 입적하셨다"며 정원스님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재명 시장은 "스님께서 제게도 유언을 남기셨다고 한다. 몸에 불을 놓으시면서도 '매국노 적폐 청산'을 염원하셨다"며, 유지를 받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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