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하나금융투자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하나금융투자
증권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이 저마다 조직을 재정비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외부출신 인사들로 이사진을 꾸리며 새로운 도약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시점에서 이 사장이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외부인사 확대로 개혁의지 드러내

하나금융투자가 최근 사외이사진을 하나금융그룹과 관계 없는 금융권 인사들과 학계, 관료출신으로 꾸렸다. 기존 하나금융투자 이사회가 하나금융지주와 관련된 사외이사로 채워진 것과 사뭇 비교된다.


올해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신동규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김종호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 등이다. 재선임된 남주하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을 포함해 모두 하나금융그룹과 직접적 연관성이 적은 인물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사장도 대우그룹과 롯데그룹을 거쳐 신한맨으로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출신으로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 대표이사 중 유일하게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최근 금융지주 출신 증권사들이 사외이사의 구성을 다양하게 꾸리지만 대표이사부터 사외이사까지 모두 외부 출신으로 꾸려진 곳은 하나금융투자가 유일하다. 특히 순혈주의 인사기조가 강한 금융지주 증권사로서는 이례적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은행부문 강화 위해 무너뜨린 순혈주의


하나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해 이를 강화하는 게 절실하다. 이에 이 사장은 외부인사 수혈을 통해 하나금융투자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중 하나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계열사다. 그만큼 비은행부문 강화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운 사외이사를 구성하는 등 하나금융투자의 영업전략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사장은 다양한 성과를 통해 취임 초기 우려를 불식시키며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그는 하나금융투자의 자본총계를 취임 전 1조7888억원에서 현재 1조9178억원 규모로 늘려 주목받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단순히 사외이사를 새로 꾸리는 것만으로 하나금융투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개선하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영업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로 차별화

이 사장은 올해 리서치센터를 바탕으로 WM(자산관리)부문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기존의 브로커리지(중개수수료)를 중심으로 한 영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IB(기업금융)부문도 강조했다.

또 이 사장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리테일과 홀세일부문 개편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올 초 리테일부문에 박석훈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홀세일부문에 강민선 전 신한금융투자 법인영업본부장을 선임하는 등 신한 출신 인사를 영입했다.

또한 메가점포와 랜드마크 등 초대형점포 강화를 통한 종합자산관리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덩치는 커지지만 오히려 단순하고 빠르게 업무를 볼 수 있는 장점을 살려 고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 사장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이어서 올해는 하나금융투자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 사장의 올해 경영 슬로건인 3S(Speed·Simple·Spirit)를 통한 발빠른 실행, 간결한 해법, 강인한 정신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